[르포] ‘AI 대전환·북극항로 개척’ 가속…‘글로벌 항만·K물류 심장’ 부산항을 가다
연간 2400만TEU· 국내 ‘컨’ 화물 77% 처리
세계 2위 환적항· 7위 컨 항만 위상 확고
신항 7부두, 완전 자동화로 ‘안전성’ 확보
BPA, ‘물류 네트워크 확장·AI 대전환’ 박차
부산 강서구 부산항 홍보관에서 바라본 컨테이너 화물로 가득찬 부산항 신항 전경. 송현수 기자 songh@
지난 22일 부산항만공사(BPA) 초청으로 찾은 부산항 신항.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부산항 홍보관에서 바라본 부산항은 끝없이 펼쳐진 신항 부두에 빼곡이 쌓인 컨테이너 박스와 우뚝 솟은 대형 크레인들이 글로벌 항만으로서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부산항은 북항, 감천항, 신항 3개의 항만구역으로 나뉜다. 아시아 역내 항로의 터미널인 북항, 동북아 수산물·잡화가 모여드는 감천항, 미주·유럽 원양 노선을 운항하는 신항까지 기능별로 특화돼 있다.
부산항의 위상은 숫자로도 증명된다. 부산항은 2024년 기준 컨테이너 물동량 세계 7위, 환적물량은 세계 2위, 정기 컨테이너 노선은 세계 4위로, 명실상부한 글로벌 허브 항만이다.
2024년 기준으로 부산항은 2440만 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분)의 물동량을 처리했다. 우리나라 컨테이너 화물의 77%가 부산항에서 처리된다. 부산항의 연간 컨테이너선박 입항 척수는 1만 2916척에 달한다. 부산항 전체 물동량의 55.3%인 1349만 7000TEU가 환적화물이다. 환적은 최종 목적지로 가기 전 중간 항구에서 짐을 옮겨 싣는 것을 말하는데, 부산항은 지정학적으로 ‘태평양의 라스트 스테이션’ 역할을 수행한다.
김성훈 BPA 신항지사장은 “부산항은 고속도로의 마지막 휴게소와 같다. 중국, 일본, 러시아에서 모인 화물들이 태평양이라는 거대한 바다를 건너기 전 마지막으로 거치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글로벌 항만으로서 부산항의 장점으로는 우수한 입지 조건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또 다른 장점은 ‘365일 중단 없는 항만’이라는 점이다.
간주태 BPA 운영본부장은 “동북아 주요국 중심에 위치해 있는 부산항은 전세계 100개국 500여개 항만과 연결된 정기 컨테이너 항로를 운영하고 있다. 또 부산항을 기항하는 정기노선은 268개로, 싱가포르(313개), 상하이(298개), 선전(273개)에 이어 전세계 기준 4위에 달한다. 부산항은 주 간선항로 상에 위치해 아시아 역내 항로와 미주 유럽 원양항로 모두 발달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항은 매주 268개의 정기 노선이 운영되며 화주들에게 ‘언제든 내 물건을 실어 보낼 배가 있다’는 확신을 준다”며 “안개로 인해 연간 수십 일을 쉬는 북중국 항만들과 달리 부산항은 기상 악화로 인한 항만 폐쇄가 연간 단 하루 이틀 정도에 불과한 안정성까지 갖춘 최적의 기항지로 평가받는다”고 덧붙였다. 부산항은 수심이 깊고 조수간만의 차가 적어 초대형 선박이 안정적으로 입출항할 있는데다 안개·태풍 등 기상이변·자연재해로부터 안정성까지 확보해 365일 중단 없는 항만 운영이 가능하다.
부산항은 제2 신항격인 진해신항 건설과 북항 재개발, 배후단지 개발, 해외 물류 거점(로테르담·바르셀로나·자바·미국 등) 확보를 동시 다발적으로 추진 중이다.
BPA는 올해 진해신항 1단계 부두 기반시설 공사를 본격화하고 부산항 신항 2-6단계 상부시설 건설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해외 항만 물류사업을 통한 부산항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에도 적극 나선다.
국내 최초 완전 자동화항만인 부산항 신항 제7부두 전경. 송현수 기자 songh@
부산항 신항 7부두 자동화 운영 과정. 동원글로벌터미널부산(DGT) 제공
이어 동원글로벌터미널부산(DGT)이 운영하는 부산항 신항 7부두를 찾았다.
국내 최초의 완전 자동화 항만답게 신항 7부두 터미널 내부에서는 사람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이곳에서는 선박 접안부터 하역, 야드 운영, 차량 반출입까지 항만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통합 관리하는 ‘터미널 운영 시스템(TOS, Terminal Operating System)’을 가동 중이다. 컨테이너 박스를 실은 차량이 지정된 위치에 도착하면 AGV(무인 운반차), ARMGC(자동레일 장착 크레인), STS(안벽 크레인)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24시간 작업을 이어가는 무인·무탄소·친환경 항만의 모범 사례다. 신항 7부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완전 자동화 컨테이너 터미널로 총면적 140만㎡, 6개 선석, 연간 450만TEU 처리 능력을 갖췄다.
부산항은 북극항로 개척 및 활성화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송상근 BPA 사장은 “BPA는 올해 창립 22주년, 부산항 개항 150주년을 맞아 ‘북극항로 개척을 통한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 확장’, ‘부산항 AI 대전환(AX)과 친환경·사람 중심 안전항만 구현’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라며 “태평양의 ‘마지막 휴게소’ 부산항이 북극을 거쳐 유럽으로 향하는 ‘첫 관문’으로 거듭나려는 야심찬 행보를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