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도 이상 ‘열 있다’ 판단… 해열제 복용량·간격 지켜야
아세트아미노펜 등 해열제 사용
복용 후 30분~1시간 지켜봐야
탈수 막기 위한 수분 섭취 중요
연말 연초 병원가기 상황에서 아이가 갑자기 열이 날 경우 해열제를 먹이는 방법을 숙지하면 좋다. 한 약국에서 약사가 업무를 보는 모습. 연합뉴스
징검다리 연휴로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연말연초, 어린 자녀를 둔 부모에겐 긴장의 연속일 수 있다. 문 여는 병원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아이가 갑자기 열이라도 나면 대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발열은 바이러스나 세균이 몸에 침투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자연적인 면역반응으로, 체온이 38도 이상일 때를 말한다. 39도 이상이면 고열로 분류된다. 발열 자체가 위험 신호는 아니다. 아이가 열이 있으면서도 평소처럼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는 상태라면 지켜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열을 떨어뜨리기 위해 해열제를 남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만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열로 인해 질환이 더 악화할 수 있는 만큼 해열제를 먹여야 한다. 해열제를 투여하는 체온이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아이의 평균 체온보다 1도 이상 높거나 38도 이상인 경우 ‘열이 있다’로 판단하고 아이의 신체적 상태에 따라 해열제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
의사 처방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 해열제 성분에는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 덱시부프로펜이 있다.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은 약국이나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업소에서 구매할 수 있고 덱시부프로펜은 약국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이부프로펜과 덱시부프로펜은 해열, 진통 작용과 함께 염증을 완화하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유럽에서 파라세타몰이라고 불리지만 동일한 성분이다. 가정에 파라세타몰 성분의 해열제가 남아있는 경우 아세트아미노펜과 함께 복용해서는 안 된다. 또한 덱시부프로펜은 이부프로펜의 이성질체로, 두 성분의 해열제를 번갈아 복용하지 않도록 한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생후 4개월부터, 이부프로펜과 덱시부프로펜은 생후 6개월부터 사용할 수 있다. 아세트아미노펜 시럽제는 1회 10∼15mg/kg을 4∼6시간 간격으로 복용하고 1일 최대 5회를 넘지 않도록 한다. 이부프로펜 시럽제는 1회 5∼10mg/kg, 덱시부프로펜 시럽제는 1회 5∼7mg/kg을 6∼8시간 간격으로 1일 최대 4회까지 복용할 수 있다.
장기간, 과량 사용하면 신장 기능 장애 또는 간 기능 장애가 올 수 있는 만큼 정해진 복용 간격과 용량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약 복용 후 보통 30분∼1시간 정도 지나야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열이 안 떨어진다고 해서 곧바로 다른 약을 추가하는 것은 금물이다.
열이 날 때는 땀과 호흡으로 수분 손실이 커지므로 탈수를 막는 것도 중요하다. 모유·분유를 먹는 아기라면 평소보다 자주 먹이고, 물을 마실 수 있는 아이는 충분히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해열제를 써도 처지거나 보챔이 심하고, 평소보다 먹는 양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어 소변 횟수가 하루 3∼4번 미만일 때, 5일 이상 발열이 지속되거나 40도 이상 고열이 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특히 생후 100일 미만의 영아는 열이 난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하는 게 바람직하다.
식약처는 “겨울철을 맞아 고열을 동반한 감기·독감 환자의 해열제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며 “소비자가 안전하게 의약품을 선택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의약품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