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더파크 마지막 '흰손긴팔원숭이' 우결핵 폐사…먹이비 지원은 종료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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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2일 첫 의심신고…일본원숭이 7마리도 감염
흰손긴팔원숭이·일본원숭이 총 5마리 폐사
부산시 동물 먹이비 지원 올해는 종료

부산 부산진구 초읍동 삼정더파크의 정문이 폐쇄돼 있다. 부산 유일의 동물원이었던 삼정더파크는 2020년 4월 부산시가 매수 의무를 거부했다며 폐업 결정을 내렸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 부산진구 초읍동 삼정더파크의 정문이 폐쇄돼 있다. 부산 유일의 동물원이었던 삼정더파크는 2020년 4월 부산시가 매수 의무를 거부했다며 폐업 결정을 내렸다. 정종회 기자 jjh@

5년째 문을 닫은 상태인 부산 삼정더파크에서 인수공통감염병인 우결핵이 발생해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흰손긴팔원숭이 1마리가 폐사했다. 일본원숭이 7마리도 감염됐고, 그 중 4마리는 폐사했다. 동물 복지 차원에서 이뤄졌던 부산시의 먹이비 지원은 지난달을 끝으로 마무리됐는데, 올해 추가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7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9월 12일 오후 5시께 삼정더파크로부터 흰손긴팔원숭이 1마리가 폐사했고, 우결핵이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았다.

시는 삼정더파크와 흰손긴팔원숭이 사체를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으로 보내 검사를 받았고, 9월 25일 우결핵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 흰손긴팔원숭이가 살던 공간과 벽 하나를 두고 붙어있는 공간에 살던 일본원숭이 7마리가 격리됐다.

사흘 후인 29일 국립야생동물관리원과 질병관리청 역학조사반이 삼정더파크 현장을 방문해 방사장 내의 흙 등 환경 시료를 채취했다. 지난달 16일 환경 시료에서도 우결핵 양성 판정이 나왔다.

이에 격리 중인 일본원숭이 7마리에 대해서도 모두 혈액 검사가 이뤄졌고, 그 결과 지난달 31일 7마리 모두 우결핵 양성 판정을 받았다.격리, 혈액검사 등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일본원숭이 4마리가 폐사했고, 현재 남은 3마리만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다.

우결핵은 법정 제2종 가축전염병으로, 사람과 동물 모두 감염되는 인수공통전염병이다. 주로 소, 양, 낙타 등과 같은 발굽동물에게서 나타난다. 시에 따르면 아직 동물원에서는 원숭이를 제외한 나머지 동물들에게서는 의심증상 등이 나타나지 않았다. 동물원에는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등의 권고에 따라 방역과 소독 조치가 이뤄졌다.

이번 우결핵이 사람에게도 옮겨지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부산진구보건소는 동물원 퇴사자와 휴직자를 포함해 수의사,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관계자 등 22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우결핵 감염이 의심되는 사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원이 계속 문을 닫은 상태라 일반 관람객과의 접촉은 없었다. 보건소는 올 12월 한 차례 더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2020년부터 계속 휴업 상태인 삼정더파크의 동물들은 상당수 고령화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진다. 휴업 이후 타 동물원과의 동물 교류나 교배 등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시에 따르면 이번 우결핵이 처음 나타난 흰손긴팔원숭이도 해당 종 원숭이들이 이미 폐사한 뒤 홀로 남아있던 마지막 흰손긴팔원숭이였다. 뒤이어 사망한 일본원숭이 4마리도 고령 개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시는 지난달까지 동물복지 차원에서 먹이비 1억 6000만 원을 예비비로 확보해 동물원에 지원했지만, 올해 추가로 지원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시 공원여가정책과 관계자는 “지원이 끝나기에 앞서 미리 지원 종료를 예고했지만 추가 지원을 희망한다는 의사가 조금 늦게 전달됐다”며 “연말이라 예비비를 활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서 올해는 곤란하고, 내년에 다시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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