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무엘 두센기유음바 키갈리市 시장 “아프리카에서 가장 깨끗하고 안전한 르완다 키갈리로 오세요”
지난달 ‘부산글로벌도시포럼’ 참석
부산시장과 환담 관광도시 협력 약속
“풍부한 자연과 안전·편의 갖춘 키갈리
흥미롭고 이색적인 관광지 경험하길”
“자연환경과 도시 인프라가 어우러진 스마트시티 부산과 아프리카에서 가장 깨끗하고 안전한 도시 키갈리가 만나 협력의 발판을 마련하게 돼 매우 기쁩니다. 부산은 배울 점이 많은 도시네요. 여기에서 경험한 역동성과 혁신 의지를 키갈리에서 적용해보고 싶습니다.”
지난달 27일 부산 해운대 그랜드조선호텔에서 열린 '2025 부산글로벌도시포럼’(Busan Global City Forum 2025)에 참석한 사무엘 두센기유음바 키갈리 시장은 부산과의 교류 협력을 기대하며 이같이 말했다. 14개국 22개 도시의 관광 및 디지털 정책 관계자와 고위급 인사 400여 명이 참석한 이 행사에서 사무엘 시장은 박형준 부산시장과 대담을 가졌고, 특별대담 행사에서 발제자로 나서 정보통신기술(ICT) 정책인 ‘키갈리 이노베이션시티’(KIC)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키갈리는 아프리카 대륙 중앙에 위치한 르완다의 수도다. 31년 전인 1994년 내전으로 민간인 100만여 명이 숨지는 집단학살이 자행됐던 ‘비극의 땅’이지만, 정권을 잡은 폴 카가메 대통령의 재건 노력에 힘입어 꾸준히 경제성장을 일궈왔다. 지금은 ‘동아프리카의 실리콘밸리’를 목표로 할 정도로 정보통신기술과 스타트업 생태계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새마을 운동을 도입해 수도 키갈리에서는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시민 모두가 참여하는 ‘우무간다’(Umuganda)라는 청소의 날 행사가 진행되고 있기도 하다.
사무엘 시장은 “르완다의 심장부에 있는 키갈리는 아프리카 북쪽과 남쪽이 거의 동일한 거리여서 그만큼 이동성이 좋고 국제공항이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면서 “해발 1500m 고지대에 위치해 있어 도시 전역에서 계곡과 능선 등 훌륭한 풍경과 숲을 누릴 수 있으며 공원이 많고 도시에서 고릴라를 만날 수도 있다”고 소개했다.
무엇보다 그는 키갈리를 “아주 깨끗하고 안전한 도시”라고 강조했다. 그는 “르완다는 세계에서 36번째로 안전한 국가로, 미국, 영국, 프랑스보다 순위가 높다”면서 “친절한 키갈리 시민들이 건강한 전통 음식과 풍부한 전통 문화를 선보이며 방문객을 환대하는 곳”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아직 한국에서 아프리카를 여행하는 인구는 많지 않다. 비행편이 불편하고 이동시간도 많이 걸리는 데다 즐길거리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사무엘 시장은 “새롭고 이색적인 관광지를 찾는다면, 르완다 키갈리는 매우 흥미로운 지역이 될 것”이라며 “국가 차원에서 ‘Visit Rwanda’(르완다에 오세요) 프로젝트를 앞세워 적극적으로 도시 매력을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지난 9월에는 세계 사이클링 월드컵이 열렸고 108개 국가 800여 명이 방문했다. 파리 생제르망 축구팀과 LA 클리퍼스 농구팀과 제휴를 맺어 키갈리에서 구단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사무엘 시장은 이번 부산 방문에서 배울 점이 많았다고 밝혔다. 그는 “어딜 가나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 환경, 이를 바탕으로 시민들이 빠르게 연결되고 확장할 수 있으며, ‘15분 도시’라는 정책으로 삶의 질 향상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또 “‘Busan is Good’이라는 도시 브랜드도 아주 쉽게 각인돼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면서 “곳곳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과 전기 자전거를 보면서 탄소 중립의 일상화를 체감했다”고도 전했다. 여기에 더해 “스마트 폐기물 처리 방식 등 주요 인프라에 AI와 드론을 활용하는 모습, 대중교통을 통합 관리·운영하는 시스템 등은 매우 혁신적이어서 키갈리에서 도입할 방법을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그는 “글로벌 관광도시들이 앞으로 더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면서 “부산과 키갈리가 인적 교류, 문화 교류 등을 활발히 이어나가면서 관계를 발전시키고, 투어리즘 경험을 풍부하게 공유해 다방면에서 협력을 다져나가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자매도시 체결 같은 공식적인 우호협력 계획도 이번에 논의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부산에 대해 “멋진 자연환경에 바다까지 끼고 있어서 더욱 매력적인 도시”라며 “음식이 정말 맛있고, 거리가 매우 청결하며, 사람들이 늘 외국인에게 미소로 응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간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 방문이 처음은 아니지만, 부산에서 받은 환대는 격이 다른 놀라운 경험이었다”며 “조만간 부산의 지도자들을 키갈리에 초대해 멋진 도시로 기억되도록 ‘복수’할 기회를 만들어보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