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기업 손잡고 장애인 고용 문화예술단 세웠다
디케이락·동원테크·케이피항공·메가병원
지난 2월 자회사 형태로 (주)지캡 설립
장애인 일자리 단순 제조서 영역 확대
보조금 없이 민간 중심 운영 모델 의미
파크골프·미술로 넓혀 60명 채용 계획
경남 김해지역 기업들이 손잡고 장애인 일자리 영역 넓히기에 나섰다. 음악과 미술, 체육 등 문화예술 분야의 일자리를 제공해 장애인들이 다양한 직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준다.
21일 김해시에 따르면 지역기업인 디케이락과 동원테크, 케이피항공산업, 메가병원이 지난 2월 설립한 장애인 문화예술단 ㈜지캡(G-CAP)의 운영을 본격화한다. 이 회사는 자회사 형태의 장애인표준사업장으로 세워졌으며 참여기업들이 주주 역할을 맡는다.
지캡의 설립 목적은 제조·서비스업 등 일부 직종에 쏠린 장애인 일자리를 문화예술을 포함한 새로운 분야로 확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김해상공회의소가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김해시는 두 기관 사이에서 연결고리가 돼 사업의 물꼬를 터줬다.
이들은 근로자 100인 이상 민간기업이 장애인 의무 고용률 3.1%를 준수하지 않으면 국가에 부담금을 내야 하는 점에 주목했다. 덕분에 장애인 채용이 필요한 기업에는 방안을 제시하고, 문화예술에 종사하고자 하는 장애인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지캡이 탄생할 수 있었다.
지캡 예술단은 지금까지 10회가 넘는 공연을 선보이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장애인의 날 기념식 식전공연, 김해시종합사회복지관·서부장애인복지관 공연, 장애인 자기주장 문화제 등 각종 무대에 오르며 ‘공연을 통한 장애 인식개선’이라는 긍정적인 결과도 불러왔다.
현재 지캡에서는 노래, 드럼, 색소폰, 기타 등 음악 분야 예술단원 13명과 지원 인력 7명 총 20명이 근무 중이다. 단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 활동을 하며 최저임금 이상의 급여를 받는다. 회사는 이들의 공연수익금과 기업지원금으로 운영된다.
이 같은 민간 중심의 운영 모델은 시 재정 투입 없이 장애인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혁신 사례로 평가받는다. 동일 규모의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이 연간 약 6억 원의 운영비를 지원받는 점을 고려하면 지캡은 공공 재정 집행을 절감하는 효과도 내고 있다고 김해시 관계자는 설명한다.
김해시와 주주 기업들은 향후 장애인이 예술을 통해 사회와 소통하며 자립해 나갈 수 있는 플랫폼으로 지캡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몽고식품, 한국외식업중앙회 대한간호협회, 하나은행도 사업에 합류할 뜻을 밝혀 사업 확장에 힘을 보탠다.
김해시 복지정책과 강미 팀장은 “기업이 부담금을 사회적 가치 실현에 재투자한 모범적인 사례다. 장애인 일자리와 문화복지를 함께 확장해 가는 새로운 김해형 모델”이라며 “앞으로 미술과 체육 분야까지 확장해 많은 장애인이 자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캡은 참여기업 확대로 올 연말까지 예술단원을 2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파크골프사업단과 미술사업단도 신설해 중증장애인 총 60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