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유치, ‘부산 어벤져스’ 떴다
금융위 최종 인가는 최대 2곳
유통 플랫폼 유치 전쟁 ‘치열’
비단·BNK증권·부산銀 포함
‘한국거래소 컨소’ 참가의향 밝혀
“금융 분야 미래 먹거리 선점해야
부산 디지털금융 중심지 도약”
조각투자 증권 제도화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인가전에 부산 지역 금융업계가 대거 뛰어들었다. 조각투자 장외거래소는 모든 비금융거래 자산을 조각 형태로 거래할 수 있는 유통 플랫폼으로, 향후 주식시장보다 더 큰 시장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자산 시장이다. 부산이 디지털금융 국제 중심지가 되기 위해 꼭 갖춰야 할 퍼즐 조각인 만큼, 부산 컨소시엄에 대한 인가가 꼭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16일 〈부산일보〉가 단독 입수한 ‘한국거래소·코스콤 컨소시엄’(이하 거래소 컨소시엄) 참여의향서(LOI) 제출 기업 명단에는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비단·BDAN), 코스콤, 펀블, 세종DX는 물론 BNK투자증권과 부산은행, 경남은행 등도 들어 있다. 이밖에 국내 유수 증권사와 인터넷뱅킹 기업들도 거래소 컨소시엄에 참여의향서를 제출했다.
앞서 지난달 4일 금융위원회는 그동안 규제 샌드박스로 운영해 온 조각투자 장외거래소(유통 플랫폼)를 제도화하기 위한 신규 인가 기준을 발표했다. 초기 단계에 있는 시장 규모와 유동성 집중을 통한 효율성 제고, 투자자 보호를 위해 최대 2곳까지만 인가하기로 했다.
업계 예상보다 인가 기업 수가 줄면서 물밑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에 따라 증권사 컨소시엄 구성이 성패를 가를 변수로 떠올랐다.
이 인가전에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이 컨소시엄 형태로 뛰어들며 함께할 기업들을 모았는데 부산 디지털자산 관련 기업, 지역 금융권이 대거 참여 의사를 보였다. 거래소와 코스콤은 부동산 조각투자 스타트업 ‘펀블’에 출자하고 이를 앞세워 증권사들과 ‘거래소·코스콤 연합 컨소시엄’을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민간 혁신 기업들이 어렵게 만들어 온 시장에 거대 플레이어들이 끼어들어 판을 독식하려는 데 대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안정적 운영을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당국도 조각투자 유통 플랫폼 업체를 선정하는 심사 기준에서 △증권사-조각투자 업체 등 컨소시엄 방식 △모험자본을 중점으로 공급하는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신속한 유통 플랫폼 서비스 개시 역량 등 세 가지를 가점 사항으로 명시했다.
부산에서는 인가 기업 2곳 가운데 반드시 거래소 컨소시엄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상민 비단 대표는 “부산을 기존 금융중심지에서 디지털금융 중심지로 업그레이드 시키는데 이번 조각투자 장외거래소가 중요한 통로와 답이 될 수 있다”면서 “정통 금융중심지 여의도에 맞서 부산을 디지털금융 글로벌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기본 바탕이 조각투자 유통 플랫폼인데, 이를 위해 부산의 주요 기업들이 어벤져스급으로 뛰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거래소와 코스콤 모두 부산에 본사를 둔 기업들이고 부산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에서 거래해 오던 것들은 자본시장법을 적용받지 않는 교환권 기반의 비금융자산이라면, 조각투자 장외거래소에서는 금융자산인 증권을 거래하게 된다.
한국거래소 측은 아직 참여의향서 단계라며 말을 아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한국거래소가 대체거래소 급성장으로 주식시장 파이가 줄고 해외로 자금이 이동하는 등 여건이 악화되면서, 디지털자산 유통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조각투자 장외거래소란?
조각투자 거래가 이뤄지는 유통 플랫폼으로 다양한 조각투자 업체의 증권을 한 곳에서 거래할 수 있다. 주식이나 가상자산을 거래하듯이 증권을 거래 지원(상장) 하거나 폐지할 수 있고, 공시 시스템도 생긴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