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진해, ‘K-해양 강국’ 향한 힘찬 항해 시작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BJFEZ 2040 발전계획’ 위한 1차 라운드테이블
스마트 항만·첨단 인재양성·혁신 클러스터 등 5대 핵심 실행 과제 도출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이 ‘글로벌 복합 물류 비즈니스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한 중장기 발전 전략을 본격적으로 수립하고 나섰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청장 박성호·경자청)은 16일 경자청 대회의실에서 ‘BJFEZ 2040 발전 계획 수립 1차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하고 산업 발전과 투자유치 분야의 중간 성과를 점검하는 한편 향후 20년을 내다본 미래 전략과 실행 과제를 집중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BJFEZ의 미래 비전 실현을 위한 로드맵 구축의 중간 과정으로, 산업별 발전 방향과 경쟁력 강화 방안을 구체화하고 민관의 다양한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회의에서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의 손일권 전문위원은 ‘BJFEZ 2040 발전 계획 중간 과업 보고’를 통해 글로벌 산업 환경 변화 분석과 지역의 내부 역량 진단 결과를 발표했다. 이어 BJFEZ의 미래 청사진으로 “K-해양 강국 실현을 위한 글로벌 복합 물류 비즈니스 중심지”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이를 뒷받침할 전략 과제를 설명했다.
특히 손 위원은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속에서 BJFEZ는 물류 거점 이상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AI 기반 물류 기술과 자율 운송 분야에서도 선도적 입지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운드테이블 형식으로 진행된 토론에는 학계, 기업, 연구기관, 주한유럽상공회의소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20여 명이 참여해 구체적 실행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특히 주목을 받은 5가지 핵심 실행 과제가 도출됐다.
첫 번째 과제로는 ‘항만물류 AI·로봇연구소’ 설치가 제안됐다. AI 기반 물류 관제, 무인운반장치, 로봇 자동화 기술 등을 실증하고 연구할 수 있는 전용 거점을 부산·진해항 일대에 조성함으로써, 이 지역을 ‘스마트 항만 테스트베드’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고부가가치 물류산업 육성과 기술 자립 기반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는 항만·공항·산업단지를 연계하는 글로벌 물류 전문 인력을 지역 내에서 직접 양성하자는 취지로, 해외 대학과 공동 운영하는 ‘국제첨단물류대학’ 설립 방안이 논의됐다. 산학연 협력을 바탕으로 실무 중심의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며, 장기적으로는 지역 산업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뒷받침할 ‘인력 파이프라인’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세 번째 과제는 경제자유구역 내 ‘규제 프리 스탠다드지역’ 시범 운영이다. 무인 운송, 드론 물류, 자율 주행 등 차세대 산업 기술을 자유롭게 실증할 수 있도록 특례 규제를 도입, 혁신 기업과 스타트업이 기술 검증을 원활히 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 환경을 조성하는 방안이다. 이로 인해 외국 기업의 기술 투자 유치 촉진 효과도 함께 기대된다.
네 번째 과제는 항만 자동화를 위한 ‘항만운영장비 클러스터’ 조성이다. 항만 장비 제조, 소프트웨어 개발, R&D 기능을 한곳에 집약해 크레인, 센서, 제어시스템 등 주요 장비의 기술 개발과 실증을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항만 장비 국산화를 이루고, 연관 중소기업의 경쟁력도 함께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제안된 다섯 번째 과제는 입주 외국 기업 및 고급 기술 인력을 위한 ‘비자 특례제도’ 신설이다. 외국인 종사자와 그 가족의 장기 체류를 지원하고, 전문직·기술직 외국인의 근무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글로벌 인재 유입에 유리한 투자 환경을 조성하려는 시도다.
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이번 논의된 실행 과제들이 실현될 경우 BJFEZ는 단순한 산업개발 구역을 넘어 산업, 교육, 연구, 정주가 결합된 복합물류 혁신지구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부산·경남이 세계 항만물류 산업의 테스트베드이자 글로벌 혁신 거점으로 성장할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성호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은 “이번 라운드테이블은 BJFEZ가 향후 20년간 나아갈 산업·투자 전략의 출발점”이라며 “현장의 목소리를 충실히 반영해 실행력 있는 발전 계획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경자청은 오는 23일 ‘제2차 라운드테이블’을 열어 개발 계획과 정주 환경 분야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며, 이 두 차례 회의의 성과는 오는 12월 개최될 ‘BJFEZ 2040 발전 계획 최종보고회 포럼’에서 종합적으로 발표된다.
부산과 진해가 전통적인 항만도시의 틀을 넘어, 미래형 복합산업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힘찬 항해에 나서고 있다.
강성할 미디어사업국 기자 sh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