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찾은 정청래 “지역균형발전 위해 모든 역량 다할 것”
23일 PK 예산정책협의회 참석
내년 지방선거 부울경 민심 겨냥
교통 인프라 확충 중요성 강조
가덕신공항 지원 의지도 밝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를 중심으로 한 거대 여당 지도부가 23일 첫 부산·울산·경남(PK)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부울경 30분 시대를 위해, 그리고 지역균형발전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기 위해 모든 역량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역에 산적해 있는 교통 인프라 사업의 적극적인 추진 의지를 드러낸 것인데,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압승의 당락을 가를 요충지인 PK 표심을 정면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이날 부산 동구 민주당 부산시당에서 열린 부울경 예산정책협의회를 통해 이같이 전했다. 정 대표는 발언의 대부분 시간을 지역 교통 인프라 확충에 할애했다. 그는 “부울경 메가시티는 단순히 각 지역이 함께 발전하는 것을 넘어서 우리나라가 균형 있게 성장하는 데 꼭 필요한 과제다”며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여러 인프라를 확충하고 협력해야 하지만 그중에서도 주민들 생활과 경제활동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이 교통 인프라가 아닐까 생각을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께서도 최근 열린 부산 타운홀 미팅에서 부산, 양산, 울산을 잇는 웅상선 광역철도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거듭 강조했다”며 “동남권 메가시티 성공을 위해 광역교통망 구축이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여러 차례 말씀하신 만큼 교통 문제에 있어서 이번 기회에 많은 부분이 해결됐으면 좋겠고, 우리 이재명 정부에서도 크게 신경을 쓰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부산의 경우 현대건설의 부지 조성 공사 일방적 철회로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덕신공항에 대해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6889억 원이 반영돼 있다”며 민주당이 끝까지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앞서 언급한 웅상선에 더해 김천, 성주. 진주 등을 거쳐 거제까지 이르는 남부내륙철도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고 말했으며 또한 “각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제기된 의료 서비스 개선 문제 역시 오늘 이야기를 들어보고 합리적으로, 효율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해 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의 이러한 언급은 8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2026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입법 권력에 이어 행정 권력까지 차지한 민주당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해 지방 권력까지 완전하게 확보한다는 목표다. 실제 정 대표는 8월 초 취임 일성으로 ’내년 지방선거 승리에 제 모든 것을 걸겠다”고 밝힌 뒤 곧바로 지방선거기획단을 꾸린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울경은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으로까지 확장하는 교두보인 만큼 민주당에 있어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지역이다. 이날 정 대표가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부울경 광역단체장을 모두 배출하면서 중단됐던 ‘부울경 메가시티’를 여러 차례 언급한 것도 국민의힘 책임론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는 최근 동남권투자공사 추진 논란이 지역의 최대 현안으로 급부상하는 가운데 야권에서는 박형준 부산시장을 비롯해 현역 국회의원, 지방의원들까지 민주당을 향해 맹공을 퍼붓고 있는 데에 대한 대응 차원이기도 하다.
정 대표는 부울경 지방선거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문재인 전 대통령을 찾아뵀을 때 기대를 많이 하고 희망 섞인 말씀을 많이 하셨다”며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부울경이 매우 고무적이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열심히 해서 성과를 꼭 내 달라는 당부도 하셨다”고 말했다.
한편, 정 대표는 예산정책협의회 후 영화산업 회복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최근 OTT(동영상 스트리밍) 시장도 있고 해서 우리 영화계가 처한 현실이 참 녹록지 않다”며 “영화계의 르네상스, 또 다른 중흥을 위해 정부·여당에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현장을 방문해 영화인들과 만나 “영화 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세일즈맨처럼 나서겠다”고 언급했다고 권향엽 대변인이 전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