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래사적공원 아파트 신축 현장 발파 2차례 불허… 주민 반발은 계속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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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우려로 발파 2차례 불허
주민 “화약은 절대 안 돼” 불신
시공사 “대체 공법 모색하겠다”
민간공원 특례사업 난항 전망

부산 최초 민간공원 특례사업으로 추진 중인 동래구 명륜동 동래사적공원 ‘대광로제비앙’ 아파트 건설 현장. 시공사가 부지 내 암반 제거를 위한 발파 공사를 시도하자 인근 주민들이 소음, 진동 등의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 최초 민간공원 특례사업으로 추진 중인 동래구 명륜동 동래사적공원 ‘대광로제비앙’ 아파트 건설 현장. 시공사가 부지 내 암반 제거를 위한 발파 공사를 시도하자 인근 주민들이 소음, 진동 등의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속보=부산 최초 민간공원 특례사업으로 추진 중인 동래구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시공사가 암반 제거를 위해 발파를 시도(부산일보 4월 24일 자 10면 보도)했지만 관할 행정 기관이 공공의 안전을 이유로 2차례 발파를 불허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공사는 화약 사용을 최소화하는 등 대체 공법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인근 주민들이 화약 사용은 절대 불가능하다며 반발해 사업 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

7일 부산 동래경찰서에 따르면 동래사적공원 민간공원 특례사업으로 짓는 ‘대광로제비앙’ 아파트의 시공사인 대광건영은 지난 6월과 지난달 두 차례 동래경찰서에 화약 발파 허가를 신청했으나 불허 통보를 받았다.

시공사 측은 산지 공사 과정에서 암반 발파가 불가피하며 발파 작업을 위해 관련 법령을 준수해 사용 허가를 신청했다는 입장이다. 대광건영 관계자는 “국토부의 ‘도로공사 노천발파 설계시공 지침’에 따라 기준을 준수해 신청했으며, 관련법에 따라 절차를 밟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인근 아파트 단지와 학원가, 주민들의 안전 우려를 이유로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동래경찰서 범죄예방대응과 관계자는 “인근에 3000세대 이상 아파트와 1000명 이상의 아이들이 다니는 어학원 등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서 허가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시공사는 현재 화약을 최소화하거나 대체 공법을 도입하는 방안을 동시에 검토 중이다. 주택·학원가 인접 지역에서는 화약을 사용하지 않고, 공사지 중심부 위주로 제한적으로 활용하는 수정안을 마련해 재허가를 요청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화약을 전혀 쓰지 않는 대체 공법으로는 암반에 특수 물질(팽창재)을 주입해 균열시키는 특허 기술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법은 암석에 천공을 내 특수 물질을 주입하면 24~48시간 안에 수백 kg/㎠ 이상의 압력이 발생해 암석을 깨뜨리는 방식이다. 물·화학 반응을 이용해 폭발 없이 균열을 유도하기 때문에 소음과 진동이 현저히 적어 인근 민원 해소에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동래사적공원 대광로제비앙 아파트는 2019년 부산시 최초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에 선정돼 추진됐다. 사업자는 사유지였던 동래사적공원 전체 부지를 매입해 이 중 약 11%에 아파트 등 비공원시설을 건립한다. 나머지는 공원·조경시설로 조성해 부산시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이다. 총 6만 4629㎡(약 2만 평) 부지에 지하 4층~지상 28층 14개 동, 1025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선다. 2029년 3월 입주가 예정돼 있다.

아파트 건설 과정에서 발파 문제가 불거지고 주민 민원이 잇따르자 시도 상황을 주시하며 관계 기관 간 의견 조율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공원도시과 관계자는 “플라즈마 공법 등 비발파 공법을 적용하면 주민 우려는 줄어들 수 있지만, 일반 파쇄 방식도 병행해야 돼 공정이 길어지고 소음과 분진 등 주민 불편이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며 “주민 안전과 불편 우려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관계 기관의 의견 조율을 돕겠다”고 말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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