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하지만 따라한 건 아니다”… 부산 맛집 비빔국수 외형 두고 논란
금정산 인근에서 30년 운영한 맛집
신생 업체가 외형 따라했다 주장
신생 업체 “여러 업소 참고한 것”
부산에서만 30년째 운영 중인 노포 국숫집을 문을 연 지 2년 된 국숫집이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주메뉴인 비빔국수의 외형과 메뉴 소개 글, 가게 내부 인테리어가 비슷하다는 것인데, 표절 의혹을 받는 국숫집은 “여러 업소의 외형을 참고했을 뿐이고 비슷한 형태의 국숫집은 많다”는 입장이다.
10일 부산 금정구 A 국숫집은 최근 SNS 등을 통해 부산 동구의 B 국숫집이 자신들의 메뉴, 인테리어 등을 표절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A 국숫집 측은 “부산 B 국숫집이 우리 가게의 핵심 메뉴인 비빔국수의 외형뿐 아니라 일부 인테리어, 재료 소진 안내문, 메뉴 소개 글 등 여러 요소를 모방했다”고 밝혔다. A 국숫집 측의 주장을 담은 영상이 SNS 등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금정산 인근에서 약 30년간 운영된 A 국숫집은 넓적한 접시에 면과 야채를 따로 담고, 면 위에만 양념 소스를 뿌려 내는 비빔국수로 이름을 알렸다. 일반적으로 야채와 면을 한 그릇에 함께 담아내는 방식과 달리 이 국숫집은 야채와 면을 분리해 담아 차별화를 꾀했다. A 국숫집을 운영하던 어머니의 레시피를 이어받은 아들은 2020년 금정구 장전동에 같은 이름의 분점을 차렸다. 2023년엔 본점 문을 닫고 아들과 어머니가 함께 장전동에서만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A 국숫집의 비빔국수 표절 주장에 B 국숫집 측은 유사 메뉴일 뿐이라고 반박한다. B 국숫집은 2023년 부산 동구 초량동에 문을 열었다. B 국숫집 측은 비빔국수의 모양이 비슷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이것이 A 국숫집을 따라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B 국숫집 측은 “A 국숫집 비빔국수와 외형이 비슷한 점에 대해서는 사과할 의향이 있지만, 이와 같은 형식으로 비빔국수를 제공하는 여러 업소의 외형을 참고했을 뿐 레시피와 맛은 다르다”며 “부산 수영구 C 국숫집 등 유사 메뉴를 판매하는 곳이 부산에 여러 곳 있음에도 왜 우리 식당에만 문제를 지적하는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B 국숫집은 올해 초 부산 외 지역으로 프랜차이즈 확장에 나서기도 했다.
B 국숫집은 A 국숫집의 주장에 대해 법률 자문 등을 토대로 소송도 검토 중이다. SNS 등에 A 국숫집이 메뉴 표절 의혹을 제기해 식당 영업에 금전적 손해를 입었다는 이유에서다. B 국숫집 측은 “영업 초기 인테리어나 안내 문구 등은 유사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개업 전 다양한 자료를 참고한 것이고 지금은 많은 요소가 달라졌다”고 해명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