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무책임한 '발뺌'… 가덕신공항 공기 지연 방지책 찾아야
가덕신공항 컨소 재편 어떻게?
포스코이앤씨 신규 사업 중단
지분 넘길 건설사 2곳 이상 필요
롯데 등 다수 기업들 입찰 관심
유찰 없도록 유도하는 게 관건
재입찰 풀려면 조건 완화 검토를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의 주관사였던 현대건설에 이어 지분율 3위였던 포스코이앤씨마저 탈퇴하자 향후 컨소시엄 구성에 관심이 집중된다. 롯데건설과 한화 건설부문, HJ중공업 등이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정된 바는 없다. 건설 대기업들의 무책임한 ‘발뺌’으로 동남권 숙원 사업인 가덕신공항 건설 사업이 더 이상 늦춰져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건설사 2곳 더 물색해야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이달 중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의 재입찰이 진행될 전망이다. 재입찰에는 잠정적으로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관사인 대우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기존 현대건설 지분인 25.5%의 상당 부분을 넘겨받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포스코이앤씨가 인프라 사업 신규 수주 중단을 명분으로 컨소시엄 탈퇴를 선언하면서 포스코이앤씨의 지분까지 넘겨받을 대기업 2곳 또는 그 이상을 찾아야 할 판국이다. 포스코이앤씨의 지분은 13.5%로 대우건설(18%)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지분율을 갖고 있었다.
이들 대형사에 이어 금호건설·HL D&I한라·코오롱글로벌·동부건설·KCC건설·쌍용건설 등 중견 건설사 8곳이 컨소시엄의 지분 4%씩을 들고 있다. 부산과 경남 지역 건설사는 14곳이 참여했고, 이들의 지분율을 모두 합하면 11%다. 부산 업체는 동원개발, 동아지질, 흥우건설, 삼미건설, 협성종합건업, 지원건설(이상 지분율 1%)과 경동건설, 대성문, 영동, 동성산업(이상 0.5%) 등이다.
■롯데·한화·HJ 등 관심
우여곡절이 있지만 여전히 다수의 건설 대기업들이 가덕신공항 컨소시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부산에서 평판을 쌓은 롯데건설이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참여를 검토 중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주관사로 나설 수는 없겠지만 일정 지분을 갖는 방안을 두고 논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기준 11위인 한화 건설부문 역시 내부적으로 컨소시엄 참여를 고심하고 있다. 4위인 DL이앤씨는 국토부가 구간별 재입찰을 할 경우 참여 의사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시공능력평가 전국 34위이자 부산 2위 업체인 HJ중공업도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HJ중공업 관계자는 “부산을 대표하는 건설사이자 국내 공항 건설 최대 실적사인 만큼 역할이 주어진다면 적극적으로 참여를 하겠다”고 말했다.
■입찰 조건 완화될까
건설 대기업들의 실제 컨소시엄 참여 여부는 입찰 조건 완화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산의 한 건설사 대표는 “전국적으로 대형 건설 프로젝트가 전무하다시피 한 시기여서 가덕신공항 공사는 대기업 입장에서 여전히 의미 있는 프로젝트”라며 “국토교통부가 제시한 84개월이라는 공사 기간 내에 마무리가 가능하다고 보는 입장이지만, 공사 기간이나 공사비가 일부 조정된다면 이윤을 남길 수 있는 여지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가덕신공항의 신속한 사업 정상화를 약속했다. 국토부 김윤덕 장관은 취임 일주일만인 지난 7일 가덕신공항 건설 예정지를 방문해 “취임한 지 얼마 안 됐지만, 가덕신공항이 중요하고 어려운 문제라 찾아왔다”면서 “정부에서 결정한 일이니, 국민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현명한 방법을 찾아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가덕신공항에 대해 “좌초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첫 번째, 지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두 번째”라고 말한 약속도 언급했다. 김 장관은 “이를 위해 사업 추진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되돌아보고, 실현 가능한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건설업 면허 취소까지 언급되는 포스코이앤씨에 대해 국내 3대 신용평가사 중 두 곳(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이 신용도를 우려하는 취지의 보고서를 내며 위기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불거진 평판 리스크만으로도 향후 수익성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장외시장에서 포스코이앤씨 회사채 거래도 뚝 끊겼다. 지난달 3일 이후 거래대금 10억 원 이상의 장외 거래가 단 한 건도 없는 상태다. 매도 호가가 체결까지 이어지지 않는 분위기다. 포스코이앤씨의 최대 주주인 POSCO홀딩스의 주가도 이재명 대통령의 공개 질타 발언이 나왔던 지난달 29일 이후 종가 기준 31만 6500원에서 지난 8일 29만 5500원으로 6.6%가량 하락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