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가족 독서 여름캠프, 비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만원… "이런 기회 자주 있음 좋겠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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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련산청소년수련원서 1박 2일
과일청 만들기 특별한 경험 호응
곤충 직접 만져보는 체험 큰 인기
부모와 함께 독서 골든벨 퀴즈도
나만의 별자리 찾기 이벤트 몰입

어린이들에게 독서의 재미를 전달하고 체험활동으로 창의력을 길러주기 위한 ‘2025 가족이 함께하는 독서 여름방학 캠프’가 9일 부산 금련산청소년수련원에서 열렸다. 개회식에서 참가 가족들이 책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어린이들에게 독서의 재미를 전달하고 체험활동으로 창의력을 길러주기 위한 ‘2025 가족이 함께하는 독서 여름방학 캠프’가 9일 부산 금련산청소년수련원에서 열렸다. 개회식에서 참가 가족들이 책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새로운 독서 문화를 만들기 위해 마련된 ‘2025 가족이 함께하는 독서 여름방학 캠프’에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60여 가족, 200여 명이 참여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겼다. 수련원 곳곳은 독서를 주제로 한 활동에 몰입한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참가자들은 금련산청소년수련원 생활관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숲속에서 책과 함께하는 여유로운 시간을 만끽했다.

■독서 넘어선 체험 프로그램 풍성

행사 첫날인 지난 9일,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가족들은 삼삼오오 대강당으로 모였다. 첫 프로그램 ‘여름 맛을 표현하고 맛보자’에서 스마일마음요리터 임미옥 대표는 대형 화면으로 ‘여름맛’ 그림책을 띄우고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어 참가자들이 천도복숭아, 자두, 파인애플, 레몬즙, 설탕으로 직접 과일청을 만들자 강당 안은 상큼한 향으로 가득 찼다.

세 자녀를 포함해 가족 다섯 명이 참가한 권민성(47·부산 부산진구) 씨는 “책은 평소에도 자주 읽지만, 아이들이 크면서 요리에도 관심이 생겨 다양한 프로그램을 찾아다니고 있다”며 “과일청 만들기 같은 특별한 경험을 선물할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책에서만 만나던 곤충 친구들 만나기’ 프로그램에서는 곤충 표본을 관찰하고 살아 있는 곤충을 직접 만져보는 시간이 이어졌다. 진행을 맡은 인섹트루 이경훈 대표는 “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가 10번 싸우면 7번은 장수풍뎅이가 이긴다” “장수풍뎅이 이름 속 ‘장수’는 오래 산다는 뜻이 아니라 ‘장군’을 뜻한다” 등 흥미로운 곤충 상식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전했다. 장수풍뎅이, 사마귀, 풀벌레 등을 직접 만져본 아이들은 처음엔 낯설어했지만 금세 웃으며 즐거워했다. 곤충 표본을 보며 연신 사진을 찍던 양정초등학교 4학년 윤진명(11) 군은 “곤충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렇게 다양한 표본을 한 자리에서 보니 신기하다”고 말했다.

■책으로 하나 된 ‘독서 골든벨’

가장 아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낸 프로그램은 단연 ‘독서 골든벨’이었다. 정연숙 작가의 ‘다정한 빵집’과 안녕달 작가의 ‘수박 수영장’을 바탕으로 한 퀴즈에 참가자들이 도전했다. 창신초등학교 1학년 강지오(8·부산 연제구) 양은 “책은 아직 한 권밖에 못 읽었지만 꼭 우승하고 싶다”고 웃었다. 문제를 푸는 동안 학부모들은 힌트를 주고 응원하며 책 내용을 되짚었고, 최종 우승 가족에게는 상품과 수료증이 주어졌다.

저녁에 진행된 ‘나만의 별자리를 찾아라’ 프로그램도 아이들의 열띤 호응을 받았다. 야외 천체 관측은 비로 무산됐지만, 참가자들은 2개 조로 나뉘어 금련산 천체투영관에서 별자리를 감상했다. 계절과 시간대별 별자리를 천장에 투영하자 아이들은 실제 밤하늘을 보는 듯 몰입했다. 이어진 생활천문학 강의에서는 일상 속 별 관찰법과 우주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졌다.

첫날 모든 프로그램을 마친 참가자들은 여름밤 금련산청소년수련원에서 낭만적인 하룻밤을 보냈다. 다음 날에는 친환경 에코북백 꾸미기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책 속 캐릭터나 상상한 그림을 가방에 새겼고, 완성된 가방에는 수료증과 기념품이 담겼다.

초등학생 두 자녀와 함께 캠프에 참여한 김새미(38·부산 연제구) 씨는 “지역마다 엄마들끼리 오픈채팅방이 있는데, 거기서 이번 프로그램 소식을 접했다”며 “1박 2일 동안 독서뿐 아니라 곤충 관찰과 천체 관측 등 다양한 활동이 있다는 점에 끌려 참가했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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