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이진숙 사태 확전… 야 “청문보고서 채택 전면 보류”
국민의힘 ‘청문보고서 일괄 보류’ 방침에 여야 ‘설전’
범여권에서도 강선우·이진숙 사퇴 촉구…여, 속내복잡
여당서도 “실망” 목소리, 고민정 “왜 그것 하나 답을 못하나”
강선우 여성가족부·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논란이 정국의 핵으로 떠오르면서 야당이 모든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하기에 이르렀다. 민주당은 ‘국정 발목잡기’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지만 강선우·이진숙 사태가 촉발한 사태에 명확한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 슈퍼위크 나흘째인 17일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 초대 장관 후보자 전원에 대해 ‘청문보고서 채택 일괄 보류’ 방침을 내놨다. 개별 후보자 단위가 아니라 국회 청문회가 모두 마친 뒤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와 함께 각 후보자의 보고서 채택 여부를 종합적으로 협의한다는 내용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지난 16일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합의 채택할 예정이었지만 국민의힘이 불참을 통보하면서 무산됐다. 국민의힘의 ‘보고서 채택 일괄 보류’ 방침이 정해지면서 이날 열린 김정관 산업자원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여야는 신경전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동아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쟁점이 크지 않았음에도 국민의힘이 불참해 보고서 채택이 보류됐다”며 ““어차피 청문회를 열심히 진행하고 후보자가 열심히 해명하고 답변을 하더라도 청문보고서 채택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금 (국민의힘) 당내에서 정했더라면 이것은 헌법기관으로서 국회의원의 책무를 저버리는 게 아닐까 싶다”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가 끝나고 “국민의힘에서 (각 부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 보고서 전원 채택을 보류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는데 민주당 입장에서는 인사청문보고서 채택과 특정 후보자 낙마가 거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라며 “국정 발목잡기라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선우·이진숙 후보자 논란으로 촉발된 여야 공방이 전원 후보자 채택 보류로 확대될 위기에 놓이면서 민주당은 일단 “국정 발목잡기”라고 반발하며 당내 임명 기류는 변하지 않았다고 공식 입장을 내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진보진영인 시민단체에서 두 후보자를 향한 사퇴 요구가 이어지는 데 이어 민주당 보좌진협의회(민보협)도 나서 강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면서 두 후보자를 엄호하는 여당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민보협 역대 회장단은 지난 16일 입장문에서 “보좌진의 인격을 무시한 강 후보자의 갑질 행위는 여가부장관은 물론 국회의원으로서의 기본적 자세조차 결여된 것”이라며 강 후보자를 지적한 바 있다.
여당 내부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터져 나오며 기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전날 열린 이진숙 청문회에서 “후보자님도 논문과 자녀 문제에만 폭 빠져 계셔서 그런지 다른 질문들에 대해서는 이렇다 하게 답을 못 내놓고 계신다”며 “AIDT에 대해서 교육자료냐 교과서냐라는 질문했는데 왜 그것 하나 답을 못하나. 이 부분에 대해서 툭 하고 질문만 나와도 술술 후보자님의 교육적 철학이 나와야 된다. 굉장히 실망스럽다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가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