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3색 性이야기] 포경수술 진작 할걸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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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현 성 심리학자

어느 날 지인이 전화를 걸어와 아들 녀석이 연애를 시작했는데 어릴 때 포경수술을 안해놔서 여자친구와 더 깊은 연애를 못하는 통에(?) 예민한 정도가 대입 때보다 더하다는 소리를 듣고 피식 웃음이 났다. 한국 사회에서 포경수술은 오랜 시간 통과의례처럼 여겨져 왔다. 소년에서 남자로 성장하는 신체적 변화의 상징이자, 부모 세대의 당연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이것은 당연이 아닌 선택의 문제로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도 정답없이 많은 설들이 있다.

포경수술에는 단순한 외과적 시술 이상의 것이 있다. 포경수술로 인한 신체 일부의 변화 및 상실이 자기 표현이나 성적 자신감에 긍정적 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수술의 특성상 100% 성공 또는 만족이 아닌 경우도 있어 성감의 변화나 발기 시 통증이나 출혈과 같은 부작용을 경험한 후 심리적 위축을 느끼며 수술을 후회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특히 성인이 된 후 수술을 받은 남성의 약 20%는 성생활 만족도가 떨어졌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도 포경 수술 선호까지는 아니어도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는 경우가 더 많은 건 사실이다. 지인의 전화로도 표현된 것처럼 일부는 ‘수술을 했으니 더 깨끗하고, 자신감 있게 연애할 수 있다’는 긍정적 인식 때문에 수술을 결정하게 된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수술 여부는 연애와 성생활에서 자신감의 유무로 이어질 수 있다. 수술을 하지 않은 남성들은 상대방에게 자신의 신체를 드러내는 데 부담을 느끼기도 하고, 반대로 수술을 한 남성은 자신은 ‘정상’이라는 안도감을 갖는다. 그러나 이는 근거 없는 사회적 신화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많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포경수술을 받는 남성은 20%에 불과하며, 위생이나 성적 능력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입증되지 않았다.

포경수술이 성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상반된다. 일부 연구에서는 수술을 받은 남성의 성교 시간이 평균적으로 2분가량 짧고, 성적 만족도가 낮다는 결과가 발표되었다. 반면, 수술 후 성감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연구도 있다. 중요한 것은, 남성의 심리와 자기 인식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이 수술 여부보다 수술 경험이라는 것이다. 수술 후 일시적으로 발기가 원활하지 않거나 성욕 저하를 경험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신체적 변화에 대한 스트레스와 심리적 부담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회복되지만, 연애 초기에는 이로 인한 위축감이 나타날 수 있다.

포경수술 여부가 연애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자기 신체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 상대와의 신뢰 및 존중이다. 거기에 자신의 신체를 위생적으로 잘 관리하는 생활습관이 있다면 수술여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수술을 했든 안 했든, 자신의 신체와 경험을 받아들이고 솔직하게 소통하는 태도가 연애의 질을 결정한다. 오랜 관습과 편견에서 벗어나, 각자의 선택을 존중하는 성숙한 자세가 성공적인 연애를 완성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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