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5호선 방화범 "이혼 소송 불만에 범행"
승객 400명 대피, 23명 병원행
경찰, 범인 손 그을음 보고 적발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에서 방화로 인한 불이 나 승객 수백 명이 대피했다. 승객 20여 명은 경미한 부상으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방화범으로 추정되는 남성은 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달 31일 오전 8시 45분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과 마포역 사이를 지나는 열차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열차에 탑승하고 있던 승객 400여 명이 터널을 통해 대피했다. 이중 23명은 호흡 곤란과 연기 흡입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다. 130명은 현장 처치 후 귀가 조치됐다. 화재로 지하철 1량이 일부 소실됐으며 2량에서 그을음 피해가 발생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날 오전 9시 50분께 여의나루역에서 방화 용의자로 추정되는 60대 남성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 씨는 열차 내에서 토치와 휘발유를 이용해 방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화재는 현장에서 역무원과 승객이 소화기로 자체 진화했다. 소방 당국은 차량 26대와 인력 99명을 동원했다.
경찰은 방화범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혼 소송 결과에 불만이 있어 지하철에 불을 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지난달 31일 오전 영등포구의 한 지하철역에서 열차에 탑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오전 8시 43분께 여의나루역∼마포역 사이 터널 구간을 달리던 열차 안에서 인화성 물질을 뿌린 뒤 옷가지에 불을 붙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지하철 선로를 통해 들것에 실려 나오다가 손에 그을음이 많은 것을 수상하게 여긴 경찰이 추궁하자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