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음식 씹기 두려운 지원·지우 남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매주 세 번 혈액 투석하는 아빠
엄마는 이혼 후 연락조차 안 돼
남매는 치아 수술 시급하지만
기초수급자로 엄두 못 내 막막

좁고 가파른 오르막 골목길 다세대 빌라가 빼곡히 들어선 동네. 대낮에도 햇빛 한 줌 비치지 않는 그곳에 지원이와 지우 남매가 아빠와 살고 있습니다. 외관은 허름하지만 집안 곳곳은 부지런한 손길이 닿아 깨끗하게 정리돼 있습니다. 따뜻한 온기가 가득한 세 가족의 보금자리입니다.


아빠는 매주 세 번 혈액 투석을 해야 하는 신장 장애인입니다. 건설현장 일용직을 하던 시절도 있었으나 이제는 아이들과 집안을 돌보는 일만으로도 벅차 휴식이 필요한 시간이 많습니다. 무뚝뚝해보여도 마음은 아끼고 사랑하는 아이들 생각으로 가득합니다. 손수 건강한 식사를 준비하고, 깨끗하게 세탁한 옷을 입히고, 아이들의 일정을 세심히 챙겨주는 것이 아빠가 표현하는 사랑의 방식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인 지원이는 지적장애 아동입니다. 성격이 순하고 착해 학교와 지역아동센터에 잘 적응하고 있지만, 곧 중학교에 진학해야 해 아빠는 걱정이 많습니다. 남동생인 지우는 초등학교 4학년으로 사춘기가 오려는지 말수가 부쩍 줄었지만, 누나를 돌보는 믿음직한 아들입니다. 또래보다 체격은 작아도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은 그 누구보다 큽니다.

최근 아빠에게 큰 걱정거리가 생겼습니다. 아이들의 치아는 아랫니가 윗니 밖으로 나가 있는 반대교합 상태로, 성장할수록 점점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사춘기를 지나면 교정 치료만으로 정상교합을 만들기 어려워 성인이 되면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병원에서는 지원이, 지우 모두 지금부터 교정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권고하지만, 아빠는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치료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두 아이 합쳐 600만 원이 넘는 치료비는 현실적으로 마련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월 200만 원의 생계비를 받지만, 월세와 각종 공과금, 식비, 태권도 학원비, 지원이 언어 치료비 등을 지출하면 남는 돈은 거의 없습니다. 아이들의 엄마는 지적 장애인으로 이혼 후 연락이 끊겨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아빠의 어려운 사정을 이해하는 아이들은 음식을 씹는 것이 두렵고 힘들어도 아빠에게 투정하지 않습니다. 아빠는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치료비를 모아 보려 했지만 몸이 성치 않은 그에게 일자리를 주는 곳은 없습니다. 혼자서 속을 앓다 사회복지사에게 어렵게 말을 꺼낸 아빠의 어깨는 점점 더 무거워지는 듯 합니다.

아빠가 만들어 준 사랑이 담긴 음식을 지원이와 지우가 잘 씹고 즐겁게 먹으며 또래 아이들처럼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이 가정에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필요합니다.

△금정구 가족정책과 홍수미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QR코드를 스캔하면 댓글 게시판으로 이동하고 댓글 1건당 부산은행이 1000원을 기부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지난 16일 자 준호

지난 16일 자 ‘지옥 같았던 가족 벗어난 준호’의 사연에 후원자 85명이 415만 8699원을, BNK부산은행 공감클릭으로 100만 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후원금은 준호의 밀린 고시원 월세와 병원비 등으로 사용될 예정입니다. 준호는 “앞으로는 가족과 세상을 원망하기보다 제 삶을 개척하는 청년이 되겠다”고 굳은 결심을 보였다.

지난 9일 자 ‘아이들 치료비도 없어 막막한 지영 씨’ 사연에 BNK부산은행 공감클릭을 통해 모인 금액을 130만 7000원으로 정정합니다.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15분에 방송됩니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