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첫 행선지 금융단지… "당선되면 산은 이전 제일 먼저 완수"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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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방문한 김문수 지지층 표심 결집 박차]
국회 열리면 첫 번째로 민주당에 요청
부산시에 그린벨트 관리·해제권 넘겨
경제 강조하며 민생·통합 전면 내세워
친한계 조경태 비판 소동… 원팀 요원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13일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 산업은행 이전 관련 현장방문에 나서 부지를 살펴보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13일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 산업은행 이전 관련 현장방문에 나서 부지를 살펴보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둘째 날인 13일 부산 등 영남권을 찾았다. 김 후보는 부산에서 산업은행 이전을 수 차례 강조하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의 차별화를 꾀했다. 다만 부산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는 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조경태(사하을) 의원의 ‘윤석열 전 대통령 출당 요구’ 깜짝 발언으로 소동이 벌어지는 등 여전히 당내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모습도 보였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3시 부산 남구 문현금융단지를 찾아 산업은행 부산 이전 부지를 둘러봤다. 다른 후보들이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부정적인 만큼 이에 대한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금융단지를 부산 첫 방문지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대통령실도 국회도 옮기려고 하면서 산업은행을 못 옮기는 이유가 뭐냐”며 “부산을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산은은 정책 금융으로 시중은행과 달라 어디로 가든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대통령이 되고 국회가 열리면 첫 번째로 민주당에 요청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또 부산 지역의 그린벨트 해제 권한을 부산시장에게 넘기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는 “부산은 인구도 줄고 있는데 그린벨트가 왜 필요한가”라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부산시장한테 모든 그린벨트 관리권과 해제권, 개발권을 100% 한 달 내로 싹 옮기겠다”고 말했다. 인구가 줄어드는 지방은 지자체장이 그린벨트를 풀어 개발할 수 있도록 권한을 넘겨, 인구 소멸을 막겠다는 게 김 후보의 구상인 것이다.

이후 김 후보는 국민의힘 부산시당에서 열린 한국노총 부산지역본부 지지 선언식과 부산 선대위 발대식에 참석했다. 김 후보는 부산 선대위 발대식에서도 이재명 후보를 향해 날을 세우며 “산업은행 그거 하나 안 옮겨주는 그런 정당 확 찢어버려야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지역은 지자체장과 지역에 있는 공무원이 잘 아는 만큼 중앙 정부가 쥐고 있는 권한을 대폭 이양하고 중앙에서 쓸 수 있는 예산도 지방에 넘기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가 부산에서 첫 행보로 ‘경제’를 강조했다면 이후에는 민생과 통합을 전면에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 자갈치시장 앞에서 집중 유세를 펼쳤다. 김 후보는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되고 이틀 연속 재래시장 돌았는데, 서민적이고 소탈한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계엄과 후보 단일화로 당 내홍이 컸던 만큼 보수 텃밭인 부산의 대표 시장을 방문해 민심 회복을 노린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비상계엄과 윤 전 대통령 탄핵을 두고 당내 갈등이 봉합되지 않아 원팀 강조가 무색해졌다. 이날 진행된 부산 선대위 발대식에서 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조경태 의원이 “김문수 후보가 비상계엄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며 “저는 이 말에 대한 진정성을 얻기 위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금 당장 출당시키는 것이 맞다. 우리 당이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이번 대선에서 절대 승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지지자들 사이에서 “치아라”라고 야유가 쏟아지며 소동이 벌어졌다. 급하게 서병수 전 부산시장이 수습에 나섰지만 일각에선 당이 하나로 결집해 선거를 치르긴 어려운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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