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마이스·미식 관광 이끌 현장 중심 전문가 키운다
협약형 특성화고 도전 '부산관광고'
18년 관광직업 교육 책임진 특성화고
부산형 마이스·관광인재 양성이 핵심
50여 개 기업과 협약 ‘실무교육’ 강화
“마이스터고 수준의 교육 경쟁력 확보”
올해 부산관광고, 부산진여자상업고, 부산해군과학기술고가 교육부의 ‘협약형 특성화고’ 지정에 도전한다. 협약형 특성화고는 교육청과 지자체, 기업, 대학이 컨소시엄을 꾸려 지역 산업에 맞춘 직업교육을 함께 운영하는 제도다. 선정된 10개교에는 5년간 최대 45억 원의 특별교부금이 지원되고,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에서 자율권도 크게 확대된다. 청년 유출과 일자리 부족에 직면한 부산에 있어 특성화고 경쟁력 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에 본보는 도전장을 낸 세 학교를 3회에 걸쳐 자세히 소개한다.
부산관광고가 지역의 미래 관광산업을 이끌 전문 인재 양성을 목표로 교육부의 협약형 특성화고 지정에 도전한다. 관광·외식·베이커리 교육에 강점을 가진 부산관광고는 벡스코와 지역 대학, 기업들과 함께 관광 분야 실무 교육을 강화한 ‘마이스(MICE) 특화 교육 과정’을 새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MICE는 회의, 콘퍼런스, 전시 등 비즈니스와 관광을 위한 행사를 뜻한다.
■18년간 관광 교육 ‘한길’
부산 서구에 있는 부산관광고는 18년 넘게 관광 분야 직업교육에 집중해 온 지역 대표 특성화고다. 2007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관광컨벤션 분야를 교육에 도입했고, 이후 관광·조리·베이커리 등 지역 관광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융합형 교육 과정을 운영 중이다. 글로벌관광과, 한식조리과, 카페베이커리과 등 3개 학과를 중심으로 서비스 기획, 외식 조리, 제과제빵 분야 인재를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있다. 졸업생들은 국내외 호텔, 리조트는 물론 관광 기업과 스타트업 등 다양한 현장에 진출한다.
교육의 핵심은 ‘현장 경험’이다. 1학년부터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3개 언어를 단계별로 집중 교육한다. 2학년부터는 기업과 함께하는 도제 교육을 통해 실무를 익힌다.
3학년 2학기는 전면 ‘현장실습 학기제’로 운영된다. 학생들은 벡스코, 호텔농심, 파라다이스호텔 등 지역 주요 관광 기업에서 3개월 이상 실습에 참여한다.
졸업생 중 일본 호텔전문학교나 싱가포르 조리과학대학 등 해외 유학을 가거나, 크루즈 승무원과 글로벌 관광 기업에 취업하는 등 해외 진출 사례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MICE 관광·조리 전문가 양성”
이번 협약형 특성화고 공모에서 부산관광고가 내세운 교육 목표는 두 가지다. 하나는 부산의 도시 인지도를 높일 MICE 관광 기획 인재를 키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부산 미식 관광을 이끌 외식 조리 전문가를 기르는 것이다. 부산관광고는 지난해 공모 탈락 이후, 교육과정과 협력체계를 처음부터 다시 살폈다. 동서대, 벡스코, 부산관광공사 등 지역 대학과 기관을 직접 찾아가 의견을 듣고, 지난해 10월부터는 교육과정 개편과 협업 구조 정비를 함께 추진했다. ‘부산은 앞으로 어떤 산업으로 미래를 준비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부산시의 국제관광도시 선정과 MICE 산업 전략 같은 정책 흐름도 함께 분석했다.
18년간 쌓아온 관광 특화 교육의 경험은 부산관광고가 가진 가장 큰 무기다. 관광컨벤션 분야를 오랫동안 다뤄 온 노하우, 실습 위주의 교육, 졸업생들의 진로 성과가 이번 공모에서도 강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50개 기업과 실무 교육 ‘맞손’
부산관광고는 이번 사업에서 ‘부산형 MICE 관광 인재 양성 교육과정’을 핵심으로 삼는다. 이를 위해 지역, 산업체, 대학을 아우르는 협력 체계를 만들었다. 부산관광공사, 부산컨벤션산업협회, 관광벤처기업협회 등과는 전시·컨벤션, 외식 조리 분야에서 직무 표준을 반영한 고교 인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3학년 2학기를 현장실습 중심으로 운영하며 벡스코를 포함한 50여 개 기업과 실습·취업 협약을 맺어 실무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동서대와는 전시·컨벤션 기획사 자격 취득 과정과 학점 선이수제를 함께 운영한다. 경남정보대학과는 ‘부산 푸드 마스터’ 계절학기, 향토 음식 조리 실습을 진행하고 있고, 동의대와는 수산식품 가공 실습, 평생학습 연계 교육 등을 통해 고교~대학~산업이 연결된 진로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부산관광고 정정부 교장은 “국제회의 운영과 전시기획 실무 등으로 구성된 ‘MICE 관광인증제’를 교육과정에 도입했고, 벡스코를 비롯한 산업체 실무진이 직접 강의에 참여해 현장감 있는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협약형 특성화고로 지정되면 실습 기반을 강화하고, 마이스터고 수준의 교육 경쟁력을 확보해 지역 관광산업 인재 양성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