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로스쿨 입학생 과반이 'SKY' 출신
종로학원 22곳 합격자 분석 발표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순 많아
지방 소재 대학 출신은 5% 미만
부산대 출신 입학생은 1% 그쳐
올해 전국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학생 절반 이상이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으로 나타나는 등 로스쿨 입시가 서울 주요 대학 중심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제2 도시’ 거점국립대인 부산대 출신은 전체의 1%에 불과했고 이마저 대부분 자교 로스쿨에 진학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종로학원이 전국 25개 로스쿨 중 합격자 출신 대학을 공시한 22곳(경북대·동아대·영남대는 비공개)의 2025학년도 합격자 1850명을 분석한 결과,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이른바 ‘SKY’ 출신이 1024명(55.4%)으로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별로는 서울대가 413명(22.3%)으로 가장 많았고, 고려대가 319명(17.2%), 연세대가 292명(15.8%)이었다.
로스쿨 소재지와 무관하게 합격자는 서울권 주요 대학 출신에 편중됐다. 전체 합격자의 82%가 상위 10개 대학 출신이었으며, 이 가운데 경찰대를 제외한 9곳은 모두 서울에 있는 대학이다. 구체적으로는 △성균관대 127명(6.9%) △경찰대 81명(4.4%) △이화여대 79명(4.3%) △한양대 67명(3.6%) △중앙대 51명(2.8%) △서강대 47명(2.5%) △경희대 41명(2.2%) 순이었다.
반면 지방 소재 대학 출신은 전체의 4.8%(88명)에 그쳤다. 부산대 출신 로스쿨 입학생은 18명(1.0%)에 불과했고, 이 가운데 16명이 자교인 부산대 로스쿨에 진학했다. 지방 대학 중 로스쿨 합격자가 가장 많았던 곳은 전북대로 총 20명(1.1%)이 합격했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문과 학생 중 전문직을 지망하는 학생에게 로스쿨은 매력적인 선택지”라면서 “특히 최상위권은 로스쿨 합격 인원이 많거나 자교 출신 비율이 높은 대학에 진학을 희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교육계에서는 이번 통계가 경북대·동아대·영남대 입시 결과가 빠져 있다는 점에서 지방 대학의 성과가 실제보다 과소 평가된 측면이 있다고 본다. 특히 부산대 출신은 같은 지역 내 로스쿨인 동아대나, 비슷한 위상의 거점국립대인 경북대를 선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로스쿨 입시에서 수도권 쏠림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올해 부산대 로스쿨 신입생 출신 학부 현황을 봐도 이 같은 흐름은 분명하다. 전체 합격자 132명 가운데 연세대 31명(23.5%), 고려대 29명(22.0%), 서울대 18명(13.6%) 순으로 수도권 상위권 대학 출신이 다수를 차지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 대학 중에서는 자교인 부산대가 16명(12.1%)으로 가장 많았고, 동아대·부산교대·울산대·창원대가 각 1명(0.8%)씩에 그쳤다. 부산대 로스쿨은 지역인재 전형 규정에 따라 부·울·경 지역 대학 출신을 15% 이상 선발해야 하는데, 올해 이 기준선을 가까스로 충족했다.
이 같은 쏠림 현상이 지역 대학의 경쟁력을 더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역 한 대학 관계자는 “로스쿨의 지역인재 선발 비율을 높이는 것도 방법이지만, 형식적인 숫자 채우기에 급급하다 오히려 지역 로스쿨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면서 “지역 수험생의 입학 기회를 실질적으로 넓히려면 지역 활동 실적이나 교육 환경 등을 고려하는 다양한 정성 평가 방식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