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이별을 받아들이는 방법은…
■별에게/안녕달
이별을 삶의 일부로 인식하는 그림책
■여전히, 둘/도모리 시루코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는 청소년 소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이별에 관해 설명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 할머니·할아버지의 죽음 혹은 집에서 함께 뒹굴며 친구가 됐던 반려견을 먼저 떠나보내는 경우도 많다. 죽음이라는 단어를 알게 된 후 사랑하는 엄마 혹은 아빠가 세상에서 사라지는 두려움 때문에 밤마다 우는 아이도 있다. 아이든, 어른이든 이별은 여전히 받아들이기 힘든 감정이다. 인정하기 싫지만, 이별은 삶의 과정이자 일부분이다. 어린이 대상 그림책 <별에게>와 청소년 소설 <여전히, 둘>은 소중한 존재를 떠나 보내는 과정을 담백하고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있다.
<별에게>는 독보적인 상상력과 따뜻한 감성이 돋보이는 안녕달 작가의 12번째 그림책이다. 첫 창작 그림책 <수박 수영장> 이후 10년간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세계를 선보인 작가는 이번 책을 통해 이별이 슬픈 것만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하굣길, 아이는 하늘에서 떨어진 꼬마 별을 만나 소중히 집으로 가져온다. “별은 달빛을 받아야 잘 자란다”라는 엄마의 말에 따라 아이는 매일 밤 별을 데리고 산책하며 정성껏 돌본다. 별은 아이가 성장해 고향을 떠난 후에도 엄마의 정성스러운 돌봄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란다. 별은 점점 커지고, 마침내 하늘에 떠올라 반짝거릴 때가 되었다. 엄마는 외지의 자식에게 연락해 고향에 내려와 별과 인사할 기회를 준다. 모녀는 눈부시게 성장한 별을 품에 안고, 사랑을 담아 축복의 인사를 건넨다.
책에서 보여주는 별과의 이별은 상실, 슬픔보다는 성장 과정으로 담아낸다. 모녀는 어두운 밤하늘에서 빛나는 별을 보며 뿌듯함을 느낀다. 두 사람이 정성으로 키운 별은 세상 모두에게 따뜻한 온기를 전하고 있다.
이 책에서 별은 정성껏 키운 자식이 부모를 떠나는 상황과 겹친다. 곁에 있지 않지만, 자식은 여전히 부모가 자신을 사랑하고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함께했던 시간은 절대 사라지지 않으며, 빛나는 추억과 기억으로 가지고 간다는 걸 이야기해 준다. 안녕달 글·그림/창비/64쪽/1만 6800원.
<여전히, 둘>은 일본의 아동 문학상을 휩쓴 도모리 시루코 작가의 청소년 소설이다. 열네 살 중학교 1학년인 네네는 자신만의 비밀이 있다. 원래 쌍둥이로 엄마 뱃속에서 열 달이나 같이 있었지만, 동생은 태어나면서 죽는다. 노노라는 이름이 있었던 동생을 만난 적이 없지만, 네네는 14년 동안 노노를 마음에서 떠나보낸 적이 없다.
노노는 보이지 않지만,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고 함께 한다고 느낀다. 어머니 나나 씨 역시 식사 준비를 할 때 노노 자리를 챙겼고, 밥공기도 놓았다. 크리스마스나 생일같이 무언가 축하할 날에는 케이크와 맛있는 음식을 노노 몫으로 남겼다.
네네는 가끔 노노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언니 간식 먹자” “언니, 숙제했어?” 같이 묻기도 하고, 노노 냄새가 느껴질 때도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반 아이들에게 노노 이야기를 했더니 “불쌍하다”는 답을 들었고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친구와 싸웠다. 그 이후 다른 사람에게 노노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자신만 아는 노노가 더욱 애틋하게 느껴진다.
그러던 중 엄마의 임신 소식을 듣는다. 14살 어린 동생이 생기게 된 것이다. 네네에겐 이미 노노라는 동생이 있는데, 새로운 동생을 어떻게 마주할 수 있을까. 새로운 동생에게 마음을 주면, 노노가 섭섭해하지 않을까 고민스럽다. 마음속 동생을 잊지 않고 새 동생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네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사춘기, 감수성이 폭발하는 시기 청소년에게 이별은 무엇보다 큰 사건이다. 이 책은 청소년들이 공감하고, 상처를 위로하고 받아들이며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부모와 대화, 친구들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을 사랑하고 위로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도모리 시루코 글/가시와이 그림/김윤수 옮김/스푼북/136쪽/1만 4500원.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