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륙양용버스 운행 또 연기
누수 여부 검사·차량 경로 미확정
사업 발목 잡던 특허 분쟁 일단락
부산시 수륙양용투어버스 운행이 거듭 연기되고 있다. 올해 초 시는 연내 운행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으나 행정절차와 안전성 미비 등으로 정식 운행은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부산시는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으로부터 수륙양용투어버스에 대한 수밀검사를 이달 중 진행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수밀검사는 버스의 누수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다. 지난해 말부터 진행 중이던 수밀검사는 차량에 차오르는 물을 막는 격벽 제작 필요성 등 보완 요청으로 예상보다 기간이 지연됐다. 수밀검사 이후에는 선박 운항증 발급을 위한 절차인 복원성 심사가 남아 있다.
차량 경로도 확정이 안되고 있다. 수륙양용투어버스가 육지로 진입하는 데 필요한 ‘슬립 웨이’(선박 진수 경사로) 설치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당초 시는 광안대교 요금소 인근에 슬립 웨이를 설치한다고 밝혔지만 착공조차 하지 못했다. 착공을 위해서는 낙동강환경유역청으로부터 하천 점용 허가도 받아야 하는데 승인이 아직 안 난 상태다. 시 관계자는 “하천 점용 신청은 했는데 보완을 계속 요청해서 계속 협의하고 있는 단계로 올 연말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시는 일단 수영만 요트경기장을 임시방편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수륙양용투어버스의 발목을 잡았던 운행사 지정 관련 분쟁은 일단락됐다. 지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A 사를 선정한 시를 대상으로 사업 공모에 참여한 경쟁사가 A 사의 특허 침해 등 사업자 선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 우선협상대상자 취소 관련 소송으로 2022년 운행 계획은 지난해로 연기됐다. 최종적으로 이 분쟁에서는 시가 승소해 애초 입찰 결과대로 운행사 변경 없이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수륙양용투어버스는 육상과 해상을 오가는 교통수단으로, 육지에서는 일반 버스와 같은 4개 바퀴로 달리며, 수상에서는 1개의 프로펠러를 이용해 보트와 같은 원리로 움직이는 버스다. 해운대구 우동 선착장인 센텀마리나파크에서 탑승해 △수영강 △광안대교 △광안리해수욕장 해변로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등을 1시간 정도 달려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구성됐다. 육상 거리 17km, 수상 거리 4km이며 정식 운행에는 5대(상용 4대, 예비 1대)가 투입될 예정이다. 승선 인원은 35명이다.
수륙양용투어버스 역사는 30년 전으로 거슬러 간다. 1992년 도심 교통난 해소를 위해 처음으로 사업이 추진됐다가 IMF 등으로 사업이 중단된 이후 2005년 부산시는 해양관광 활성화를 위해 사업안을 다시 꺼내 들었다. 2009년 업체 자금난 등으로 무산됐던 사업은 2020년 시에서 ‘부산해상관광 교통수단 도입 타당성 및 실행계획 용역’을 진행하며 재개됐다. 시는 2021년 운행사를 선정해 사업 협약을 체결해 당초 2022년 정식 운행을 목표로 잡았다. 이후 지난해 상반기에서 올해 2월, 올해 하반기로 여러 차례 연기됐다가 내년으로 다시 늦춰졌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