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자치경찰위원장 공석 장기화…언제 적임자 찾나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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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절 언행 2기 위원장 45일 만에 사의
자치경찰위, 도민 생활과 밀접 사무 맡아
예산 편성 등 큰 축 담당 위원장 공백 지속
“유능한 인재 의사 타진 중, 8월 선출 목표”
“위원장 공석 지속 도민 피해 우려” 지적도

경남자치경찰 이미지. 경남도 제공 경남자치경찰 이미지. 경남도 제공

수사를 제외한 경남경찰의 자치사무를 지휘·감독하는 경남자치경찰위원장 공석이 장기화하고 있다. 직전 위원장이 부적절한 언행으로 임명 한 달여 만에 별안간 사의를 표명하면서 꼬인 실타래를 여태 풀지 못했다. 행정과 교두보 역할을 할 위원장 부재에 도민 안전에 ‘구멍’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경남도에 따르면 2급 정무직에 해당하는 경남자치경찰위원장이 45일째 공석이다. 지난 6월 24일 제2기 김동구 전 위원장이 사직서를 제출한 뒤 현재까지 차기 위원장을 선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서 일부 언론을 통해 김 전 위원장이 출퇴근 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데다 업무시간에 외부인을 불러 개인 업무를 처리하거나 도의회 회의 중엔 돌연 자리를 떠난 사실 등이 보도된 바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은 “도정에 피해가 간다는 게 굉장히 마음이 힘들더라”며 사퇴를 선언했다. 박완수 도지사가 임명해 취임한 지 45일 만이다.

경남자치경찰위원회(자경위)는 도민 생활안전, 여성·청소년, 교통 등 자치경찰이 맡고 있는 사무에 대해 지휘·감독한다. 도 소속으로 설치되는 합의제 행정기관이며, 각 위원은 도교육청·도의회·국가경찰위원회 등으로부터 추천받아 도지사가 총 7명을 최종 임명한다. 도지사는 다시 이들 위원 중 위원장을 지명한다.

이렇게 뽑힌 위원장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자치경찰 사무 관련 행정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다. 경남자경위는 올해 총 115억 1600여만 원을 집행한다. 분야별로는 생활안전 108억 8400여만 원, 여성·청소년 7억 7300여만 원, 교통 3억 1500여만 원 등이다. 주로 도민 생활과 밀접한 정책·업무를 다룬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사무국장의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기는 하지만, 도지사가 뽑은 자지경찰위원장이 행정과 소통 측면서 하는 역할이 크다”고 귀띔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제2기 김동구 경남자치경찰위원장에게 임몀장을 건네고 있다. 김 위원장은 취임 45일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경남도 제공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제2기 김동구 경남자치경찰위원장에게 임몀장을 건네고 있다. 김 위원장은 취임 45일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경남도 제공

그러나 현재 자경위는 전임 위원장 사태를 수습하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이정동 자경위 사무국장은 “전임 김동구 위원장이 물의를 일으켜 나가다 보니, 곧바로 인선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었다”면서 “대외적으로 여론이 가라앉고, 내부적으로 흐트러진 조직을 정리하다 늦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국장에 따르면 자경위는 현재 인선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지역에서 자격 요건을 갖춘 유능한 인물을 찾아 개인적으로 접촉해 의사를 타진하며 후보자 검증 과정에 있다는 설명이다. 자경위원들은 판사·검사·변호사 또는 경찰 직군에 5년 이상 있었던 사람 등 4가지 자격을 갖추고, 정당원이 아니거나 당적을 이탈한 지 3년이 지나지 않을 것 등 5가지 결격 사유에 해당되지 않아야 한다.

보궐위원의 임기는 전임자 임기의 남은 기간으로 하되, 전임자의 남은 임기가 1년 미만인 경우 그 보궐위원은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이 사무국장은 “8월 중 인선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후보군 중 도지사가 위원장을 지명, 결격사유 조회 후 최종 임명까지 한 달 정도 걸려 시간은 더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위원장 궐위가 지속되면 결국 도민 피해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경남대 김도우 경찰학과 교수는 “예산 편성·합의사항 등 대외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할 위원장이 공석이면 업무적으로 공백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도지사가 구성원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위원장을 최대한 빨리 뽑아야 한다”고 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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