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 레미콘 운송노조 총파업 가결… 건설 현장 ‘위기’
노사, 운반비 인상 금액 ‘이견’
파업 땐 건설 현장 셧다운 사태
18일 마지막 교섭 더 남아 있어
양측 극적 합의 도출 가능성도
부산과 경남 양산·김해·진해 지역 레미콘 운송노조가 총파업을 가결해 지역 건설 현장에 위기감이 감돈다. 부산 한 레미콘 업체에 차량이 주차돼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과 경남 양산·김해·진해 지역 레미콘 운송노조가 총파업을 가결하면서, 지역 건설 현장이 멈춰 설 위기에 처했다. 아직 한 차례 교섭이 남아 있어 노사간 합의 도출 가능성도 있지만, 불발 시 총파업에 돌입, 건설 현장 셧다운 등 공사 차질이 예상된다.
부산경남 레미콘 운송노조가 소속된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 부산건설기계지부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총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투표율 91.6%, 찬성률 85.4%로 총파업을 가결했다고 14일 밝혔다.
노조는 레미콘 제조사 측과 지난달부터 운반비 인상을 위한 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투표를 진행했고 총파업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올해 1회당 5000원, 내년 5000원 등 2년간 1만 원의 운반비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인 레미콘 업체들은 2년간 5000원 인상을 제시해 노사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시멘트, 자갈, 모레, 물을 혼화제와 섞어 만드는 레미콘은 제조 후 최대 90분 내에 타설해야 하는 까다로운 건자재다. 이에 따라 레미콘 공장에서 건설 현장까지 통상 30km 거리 안에서 공급하려 하고, 운반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부산, 양산, 김해, 진해에는 모두 54개의 레미콘 공장이 있다.
사측이라고 할 수 있는 부산경남레미콘산업발전협의회 관계자는 “현재 유류비는 사측이 따로 지급하고 1회 회전당 7만 6300원을 지급하고 있는데, 운반비 협상·타결을 하는 전국 71개 지역 중 부산 양산 김해 진해 지역의 운반비가 가장 높다”며 “전국 평균이 6만 7500원인데, 부산·경남에서는 1만 원 정도를 더 주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건설 경기 악화로 물량이 50%가량 줄어들다 보니, 지입 차주들 수입이 줄어든 측면은 이해된다”면서도 “레미콘은 세워 버리면 대체할 운송수단이 없기 때문에 총파업 시 건설 현장 셧다운이 빚어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최근 건설 경기 악화에 더해 중동 전쟁 장기화로 혼화제 값이 오르고 기름값마저 오르면서 레미콘업계와 건설업계는 물론, 일감이 줄어든 레미콘 지입 차주들도 힘든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협의회에 따르면 1987년 레미콘 출하량 집계를 시작한 이래 올해 40년 만에 출하량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설 가동률도 12%에 그치고 있다.
전국건설노조 부산건설기계지부 관계자는 “올해는 경기가 좋지 않고 회사도 힘든 걸 감안해 요구할 만한 수준으로 인상폭을 좁혀 잡았다”며 “얼마 전 대전에서는 8만 1000원까지 합의가 이뤄져 부산이 운반비가 가장 높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이나 수도권의 경우 일감이 많아 회전당 단가가 적어도 회전수가 많아 급여가 올라가는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부산은 회전수가 적어 지입 차주들의 수리비 등 차량 유지비 등을 생각하면, 이 정도 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 측은 “최대한 합의 도출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18일 마지막 교섭도 결렬되면 곧바로 총파업 날짜를 잡아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