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 조선소 표심 어디로… 국힘, 진보 진영 분열 ‘정조준’ [PK 기초지자체 판세 분석]

오상민 기자 sm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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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 기초지자체 판세 분석] 17. 울산 동구

여야 번갈아 집권한 '혼전지'
민주·진보 지지율 합계 60%
단일화 협상 주도권 다툼 번져
노동당·자유혁신당 등 5파전

HD현대중공업이 자리한 울산 동구는 영남권에서 진보 성향 노동계 유권자가 가장 밀집한 지역이다. 하지만 역대 선거마다 특정 진영의 독주 없이 여야가 번갈아 승리하며 혼전을 거듭해 왔다. 특히 최근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주요 3당의 지지세가 팽팽하게 맞물리면서 더불어민주당과 진보당의 단일화가 선거판을 흔들 결정적 열쇠로 떠올랐다.

동구는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전국 유일의 진보당 소속 기초자치단체장을 배출하며 노동자의 도시임을 입증했다. 2024년 울산대 산학협력단 조사에 따르면 동구 인구 15만 명 중 5만여 명이 조선소 노동자이거나 관련 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처럼 두터운 노동계 지지 기반에도 불구하고 표심은 선거마다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출렁거렸다. 1998년 진보 성향 무소속 단체장 당선 이후 진보 진영이 연달아 집권하다가, 2006년 한나라당과 2014년 새누리당이 승리하며 보수 아성이 구축되기도 했다. 이후 2018년 민주당이 깃발을 꽂았고, 2022년 선거에서는 다시 진보당이 단체장을 탈환했다.

이번 선거는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이 울산시장 선거로 방향을 틀면서 현역 프리미엄 없이 치러진다. 현재 민주당 김대연, 국민의힘 천기옥, 진보당 박문옥, 노동당 이장우, 자유와혁신당 손삼호 후보가 출사표를 던지며 5파전이 형성됐다. 조선업 활황 속 인력난 해소와 노동 안전 문제, 인구 유출 방지 등 현안을 풀어낼 역량과 함께 진보 진영 단일화 성사 여부가 최대 변수다. 현재로선 민주당 김 후보와 국민의힘 천 후보, 진보당 박 후보의 3강 구도다.

KBS 울산과 울산매일UTV가 여론조사공정(주)에 의뢰해 지난 4~5일 울산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04명(동구 1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울산 동구의 정당 지지도는 울산 내 다른 지역과는 판이하다. 울산 전체 평균은 국민의힘이 38.2%로 민주당(34.0%)을 앞섰지만, 동구에서는 민주당이 37.3%로 가장 높았고 국민의힘 24.9%, 진보당 21.3% 순이었다.

민주당과 진보당의 지지율 합계가 6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양당이 분열될 경우 국민의힘에 어부지리를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진보 진영이 단일화에 성공하면 압도적 우위를 점할 수 있어 단일화 논의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직결되고 있다.

이는 곧 단일화 협상의 주도권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진보당 박 후보는 3선 구의원 출신의 현장 장악력을 바탕으로 ‘진보 행정 계승’을 내세우며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 김 후보 측은 당의 전략적 판단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김태선 국회의원 수석보좌관 출신인 김 후보는 중앙과 지방 행정을 두루 경험한 실무 능력을 앞세워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민주당은 고용노동부 울산동부지청 유치 성과 등을 앞세워 독자 승리 가능성도 타진 중이다.

진보 진영의 복잡한 단일화 셈법 속에 국민의힘 천기옥 후보는 보수 표심 결집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천 후보는 2022년 선거에서 진보당 김종훈 후보에게 9.67%포인트 차이로 낙선하며 고배를 마셨다. 이번에는 구청장 직속 노동특보 임용과 주차난 해소 등 민생 공약을 내걸고 진보 진영 분열의 틈새를 정조준하고 있다.

여기에 노동당·녹색당·정의당 진보 3당 단일후보인 노동당 이장우 후보는 거대 양당 정치를 비판하며 사내하청 노동자 1만 명 정규직 전환 등 선명한 노동 공약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국민의힘을 탈당해 당적을 옮긴 자유와혁신당 손삼호 후보는 무궁화 관광도시 조성 등 이색 공약으로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이번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80%)와 유선전화 RDD(20%) 무작위 추출을 통해 자동응답전화조사(ARS)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6.1%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오상민 기자 sm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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