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황방산 새끼 두꺼비 ‘목숨 건 대이동’ 시작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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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저류지서 수만 마리 행렬
혁신도시 도로 등 로드킬 위험
생태 통로 설치 등 보호 안간힘


울산 중구 장현저류지에서 부화한 새끼 두꺼비들이 생태 통로를 따라 황방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울산 중구 제공 울산 중구 장현저류지에서 부화한 새끼 두꺼비들이 생태 통로를 따라 황방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울산 중구 제공

울산의 소중한 생태 자원인 황방산 새끼 두꺼비들이 서식지를 향한 ‘목숨 건 대이동’을 시작했다.

14일 중구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부터 내린 비를 틈타 장현저류지에서 부화한 새끼 두꺼비 수만 마리가 무리 지어 서식지인 황방산으로 본격적인 이동에 나섰다.

황방산 두꺼비의 생애 주기는 매년 2~3월께 성체 두꺼비들이 산란을 위해 산 아래 장현저류지로 내려오면서 시작된다. 암컷 한 마리당 평균 1만여 개의 알을 낳고 다시 산으로 돌아가며, 여기서 태어난 올챙이들이 몸길이 2~3cm의 새끼 두꺼비로 성장하면 5~6월 습도가 높은 날을 골라 어미가 기다리는 황방산으로 향한다.

장현저류지에서 황방산까지 거리는 약 300m에 불과하지만, 새끼 두꺼비들에게는 목숨을 건 고행길이다. 과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혁신도시를 조성하면서 함월산과 황방산 등을 깎아 도로를 낸 탓에 서식지로 돌아가는 길목이 끊겼기 때문이다. 이동 경로를 벗어나 도로로 진입하면 차에 치이는 로드킬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울산 중구 장현저류지에서 부화한 새끼 두꺼비 수만 마리가 비 내리는 틈을 타 서식지인 황방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울산 중구 제공 울산 중구 장현저류지에서 부화한 새끼 두꺼비 수만 마리가 비 내리는 틈을 타 서식지인 황방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울산 중구 제공

이에 중구는 2018년부터 두꺼비 보호 대책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장현저류지에서 황방산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유도 울타리와 생태 통로를 설치해 안전한 이동을 돕고 있다. 특히 이동량이 급증하는 비 내리는 날이나 흐린 날에는 ‘그린리더 울산중구협의회’ 회원들과 공무원들이 현장에 출동한다. 이들은 울타리를 벗어나 도로를 배회하거나 장애물에 걸린 새끼 두꺼비들을 쓰레받기 등으로 일일이 구조해 산으로 옮겨주는 수고를 아끼지 않고 있다.

중구는 새끼 두꺼비의 이동이 완전히 마무리될 때까지 현장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차량 통제 등 보호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두꺼비는 생태계의 건강성을 측정하는 핵심 환경지표종인 만큼, 이들의 안전한 이동은 지역 생태계 보전의 척도로 여겨진다.

중구 관계자는 “혁신도시 조성으로 이동로가 끊긴 이후에도 작은 생명들이 무사히 서식지에 도착할 수 있도록 매년 세심하게 살피고 있다”며 “앞으로도 체계적인 생태계 보전 활동을 통해 사람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생태 도시 울산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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