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부모님 삶 지탱하는 아들의 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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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하루는 말소리 대신 정적이 감도는 방 안에서, 조용한 준비로 시작됩니다. 투명한 컵에 물을 따르고, 정해진 용량의 영양식을 꺼내고, 손때 묻은 작은 의료 도구들을 하나씩 정렬합니다.

흡사 귀한 손님을 위해 정성껏 밥상을 차리는 모습과 닮아 있지만, 이 식사는 입이 아닌 어머니의 코와 연결된 한 줄의 가느다란 관, L-tube(코를 통하여 위로 넣는 고무나 플라스틱 재질의 관)를 통해 전해집니다.

침대 위에 누워 있는 어머니 옥자 씨(가명·70대)는 아들의 움직임을 눈으로 쫓으며 그 시간을 기다립니다. 옥자 씨의 몸은 비록 굳어 움직일 수 없지만, 관을 타고 천천히 흘러 들어가는 영양액의 온기를 통해 아들과 소통합니다. 그것은 단순한 영양 공급을 넘어 “오늘 하루도 함께 버티자”는 아들의 간절한 약속이자 생명의 끈입니다.

옥자 씨의 고통은 오래전 시작된 파킨슨 질환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조금씩 마비되어가는 몸을 이끌고 버텨왔지만, 작년 4월 갑작스럽게 찾아온 뇌경색은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습니다. 중환자실에서의 사투, 요양병원을 거쳐 간신히 돌아온 집, 그리고 다시 폐렴으로 인해 생사를 오가야 했던 긴박한 순간들까지.

현재 옥자 씨의 생명은 기관삽관과 L-tube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습니다. 하루 세 번, 규칙적인 영양 주입은 물론이고, 치명적인 감염을 막기 위한 철저한 위생 관리와 T-tube(폐색 환자의 호흡을 위해 목 앞부분에 구멍을 뚫어 삽입하는 튜브) 교체까지 병행해야 합니다.

이 모든 무게를 오롯이 혼자 짊어지고 있는 것은 아들입니다. 아들은 어머니의 생명을 잇는 정교한 간병 업무를 수행하는 동시에, 치매를 앓고 있는 아버지의 일상까지 돌보고 있습니다. 기억을 잃어가는 아버지와 숨을 이어가는 어머니 사이에서 아들은 유일한 기둥이자 통로입니다.

자신을 돌볼 틈도 없이 이어지는 24시간의 간병 속에서도 아들이 버티는 이유는 단 하나, 부모님이 익숙한 집에서 조금이라도 더 평안하게 머물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 그러나 매일 소모되는 L-tube 전용 영양식과 소독 거즈, 카테터 등 의료 소모품 비용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불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옥자 씨 가족의 집 안에는 세 사람의 서로 다른 하루가 흐릅니다. 누군가는 지워져 가는 기억을 붙잡으려 애쓰고, 누군가는 좁은 관에 의지해 가쁜 숨을 이어가며, 또 누군가는 그 두 사람의 손을 놓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며 하루를 지탱합니다.

생명을 이어주는 가느다란 관이 더 이상 가계의 부담이 아닌, 삶을 이어가는 희망의 통로가 될 수 있도록 여러분의 따뜻한 손길이 절실합니다.

△금정구 부곡4동 행정복지센터 권선영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http://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QR코드를 스캔하면 댓글 게시판으로 이동하고 댓글 1건당 부산은행이 1000원을 기부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 10일 자 정환 씨

지난 10일 자 정환 씨의 ‘빗물 걱정 없는 곳에서 노모 모시고파’ 사연에 68명의 후원자가 344만 2450원을 BNK 부산은행 공감클릭으로 100만 원을 모아주셨습니다.

정환 씨는 어머니를 제대로 봉양하지 못한다는 자책감에 시달려 왔으나, 이웃들의 따뜻한 격려에 “고마우면서도 송구한 마음”이라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번 성금은 정환 씨 가족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데 사용될 예정입니다. 정환 씨는 자활 사업에 매진하며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습니다.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15분에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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