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혜영 이음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외국인 친화도시 되려면, 외국어 정보 제공 확대해야”
부산 지역 거주 동남아 외국인 대상
다국어 생활정보 서비스 개발·배포
쓰레기 배출·병원 이용 등 일상 문제
외국인 언어로 접근성 체계 보완해야
“외국인 친화도시는 ‘지원’이 아니라 ‘접근성’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한혜영 부산 통·번역, 도시마케팅 기업 (주)이음커뮤니케이션즈 대표는 부산의 외국인들이 불편 없이 일상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선 병원 이용, 쓰레기 배출, 각종 행정 절차 등 실생활과 밀접한 정보를 자신의 언어로 즉시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외국인주민지원센터 등 ‘지원시설’ 중심으로 이뤄지는 부산의 외국인 정책에, 언제든 온라인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고 바로 활용 가능한 ‘정보 접근성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 출신인 한 대표는 부산에 국제회의와 MICE 전시 행사를 유치·지원하던 부산관광컨벤션뷰로(현 부산관광공사)에서 3년간 국제회의 기획 업무를 담당했다. 2019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당시 부산시보 ‘다이내믹 부산’ 11개 국어 특별판 제작의 번역을 총괄했다. 2018년부터는 이음을 이끌며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 부산 거주 동남아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 기반 ‘다국어 생활정보 서비스’를 개발해 배포하는 일을 하고 있다.
한 대표는 거주 외국인이 8만 명을 넘으며 부산이 ‘글로벌 도시’의 외형은 갖췄지만, 정작 부산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위한 언어·정보 환경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외국인 주민이 맞닥뜨리는 행정 현장에서는 ‘정보 접근성’이 여전히 높은 장벽이다. 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외국인은 한국어가 어려울 경우 가족이나 지인을 동반하라는 안내를 받는 사례가 빈번하다. 마땅한 인맥이 없으면 통역 지원기관을 찾고, 예약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반복된다. 전화 안내와 온라인 서비스 역시 대부분 한국어 중심으로 운영된다.
그는 ‘외국인 친화도시’를 표방하는 부산시가 외국인 주민 증가 흐름에 맞춰 정책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외국인 정책이 지원시설 확대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외국인이 생활 정보를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정보 접근성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원시설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이를 중심으로한 정책만으로는 외국인 주민 전체의 생활 정보 접근 문제를 풀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지원시설은 임금체불이나 산재, 체류 문제처럼 전문적이고 긴급한 사안을 처리하는 역할이 초점”이라며 “쓰레기 배출, 병원 이용, 행정 절차, 태풍과 폭염 같은 재난 상황 등 기본적인 생활 정보는 언제든 외국인 주민의 언어로 접근 가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현재 지원시설이 사실상 각종 일상 문제를 떠안는 ‘민원 접수처’ 격이 돼버렸다고 짚었다. 그러나 실제 생활 문제를 제때 해결하기에도 한계는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일부 기관이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예약 중심제로 운영돼 즉각적인 활용이 어렵다. 또 홈페이지 메뉴와 공지사항 등 역시 여전히 한국어 위주로 구성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외국인 증가 흐름에 맞춰 외국인이 지원시설을 찾지 않아도 일상생활에 제약이 없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일상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생활밀착형 정보가 외국인 주민에게 쉽게, 충분히 제공되는 외국인 친화도시의 모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