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TR , 韓강제노동 제품·노란봉투법 등 언급…301조 조사 영향 주목
무역장벽보고서에 명시…'무역법 301조 조사' 영향 주목
전남 신안 태평염전 강제노동 논란도 적시
플랫폼 규제 입법 동향·망 사용료 정책 등에 문제 제기
미국 무역대표부가 발간한 ‘2026 국별 무역장벽(NTE) 보고서’. USTR 홈페이지 캡처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한일 등이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USTR이 지난 12일(현지시간)부터 신규 관세 부과를 목표로 '강제노동 생산품 수입'과 관련한 무역법 301조 조사를 한중일을 포함한 60개 주요 무역 파트너들을 상대로 진행중인 상황에서 관련 문제를 지적한 것이어서 한국 정부의 대응이 요구된다.
USTR은 지난 31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2026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 보고서) 한국 항목에서 '비시장적 정책과 관행'을 열거하면서 노동 분야에서 "한국은 강요되거나 강제적인 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수입에 금지를 두고 있지 않다"고 적시했다.
이번 NTE 보고서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 호주 등 여러 다른 무역파트너 국가에 대한 기술에서도 같은 문구를 넣었다.
보고서는 "그래서 그런 제품(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들은 한국 시장에 들어와서 경쟁할 수 있다"면서 "이런 문제들은 인위적으로 노동 비용을 낮추고, 한국의 특정 제품과 서비스에 부당한 이점을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작년 4월 미 관세국경보호청(CBP)이 전남 신안의 태평염전에서 생산된 소금에 대해 "강제노동 사용을 합리적으로 보여주는 정보를 토대로" 인도보류명령(WRO·Withhold Release Order)을 발령한 사실을 적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월 연방 대법원 판결에 의해 무효화한 '상호관세' 등을 대체할 새로운 관세 도입을 위해 3월부터 '과잉생산'과 '강제노동에 의한 생산품 수입' 문제를 테마로 삼아 주요 경제주체들을 상대로 무역법 301조 조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강제노동 생산품 수입과 관련, USTR은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수입 금지를 효과적으로 부과 및 집행하지 않은 것과 관련된 각 경제주체의 행위, 정책 및 관행이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지, 미국의 업계에 부담을 주거나 미국 업계를 제한하는지 여부를 (무역법 301조 조사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USTR이 최신 무역장벽 보고서에서 한국 등을 강제노동에 의해 제조된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지 않는 국가로 규정한 것은 대한국 '301조 관세' 부과에 대한 우려를 갖게 하는 대목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USTR은 NTE 보고서에서 한국의 노동자 권리 보호와 관련한 법률에 "관심"(concern)을 표하면서 작년 통과된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을 거론했다.
보고서는 "미국은 국제적으로 인정된 노동권의 보호에 관한 한국의 법률에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2025년 한국은 결사 및 단체 교섭의 자유라는 노동자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는 내용을 담았다.
USTR은 이와 함께 한국의 플랫폼 규제 법안, 위치 기반 데이터 등의 국외 반출 제한, 망 사용료 정책, 결제 서비스와 관련한 복잡한 인증·보안 기준, 공공 시장에 대한 외국 클라우드 사업자의 입찰 관련 제약 등을 서비스 분야 장벽으로 적시했다.
이들 내용은 트럼프 2기 첫해인 작년 NTE 보고서에도 대부분 포함됐던 것으로, 미국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을 포함한 재계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 AFP 연합뉴스
아울러 보고서는 한국의 쌀 시장에 대해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이 주도하는 미국산 쌀 수입 할당량의 구매 및 배분 과정과 관련한 투명성 등에 우려가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또 소고기 수입과 관련해서는 2008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따라 월령 30개월 이상 미국산 소고기는 수입을 금지하고 있는 상황을 작년에 이어 재차 거론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한국 정부가 국방 절충교역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 방위 기술보다 국내 기술 및 제품을 우선하는 정책을 추진해왔다고 주장했다. 또한 보고서는 한국이 지식재산권(IP) 보호에 대한 강력한 체제를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위조품의 환적, IP 침해를 차단하기 위한 민·형사상 벌칙 부과의 미비 등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한미간 무역합의에 따라 한국이 3500억 달러(약 525조원)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고, 비관세 장벽 문제를 다루기로 했다는 내용도 이번 보고서에 적시됐다.
USTR은 매년 미국 수출업자가 직면한 무역장벽과 이런 장벽을 줄이기 위한 USTR의 노력을 기재한 NTE 보고서를 대통령과 의회에 제출한다. 올해 보고서는 비시장 정책, 노동, 환경 분야 서술이 강화되면서 전체 분량이 지난해 397페이지에서 534페이지로 대폭 늘어났다. 한국 관련 분량 역시 지난해 7페이지에서 올해 10페이지로 늘었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부는 미국 이해관계자들이 USTR에 제출한 의견들을 분석해 지난 2월 3일(현지시간) USTR 측을 직접 만나 우리 정부의 의견서를 전달하고 대면 협의를 통해 우리 입장을 상세히 설명한 바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NTE 보고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달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NTE 보고서에 있는 모든 리스트들을 관심을 갖고 봐야겠지만, 중요도에 있어서는 모두 다 같은 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오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고, 우리가 협의하면서 국내 기업의 이익과 국익에 최선이 되는 방향으로 해 나가면 된다"고 덧붙였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