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에도 대학가 앞 술집 ‘썰렁’
과도한 음주 꺼리는 분위기 확산
문 닫는 간이·호프주점 크게 늘어
지난달 31일 오후 6시께 찾은 부산 금정구 부산대 주점 거리가 한산하다. 양보원 기자 bogiza@
“예전엔 3명이 소주 10병을 마셨는데, 요즘은 10명이 와도 3병 팔릴까 말까예요.”
지난달 31일 오후 6시께 방문한 부산대학교 주점 거리. 수업을 마친 학생들로 붐벼야 할 시간임에도 거리는 한산했다. 몇 년 전만 해도 학생들로 붐비던 술집에는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 대학가에서 22년째 주점을 운영하는 60대 배준우 씨는 “예전에는 과 단위 개강총회 예약이 들어오면 술을 궤짝째로 마셨지만, 분위기가 바뀐 지 오래”라며 “주류 매출이 예전에 비하면 3분의 1로 줄었고, 새벽 3시까지이던 영업시간도 줄였다”고 밝혔다.
대학생들은 술에 대한 인식 자체가 바뀌었다고 입을 모은다. 대학생 박세빈 씨는 “자신의 컨디션과 주량을 스스로 관리하며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적당히 즐기는 음주가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과도하게 술을 마신 뒤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기대하는 행동이 민폐라는 인식도 크다”고 밝혔다. 대학생 홍윤우 씨 역시 “소주 같이 쓴 술을 많이 먹자는 분위기보다는 하이볼처럼 맛있는 술을 적당히 먹자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실제 주점에 쓰는 돈도 줄었다. 지난해 NH농협은행이 농협카드 고객과 NH멤버스 회원 등 약 1천 2000만 명의 소비 데이터 2억 6000만 건을 분석한 결과, 주점 카드 결제 건수는 지난 2023년 대비 76.6% 수준으로 감소했다.
변화는 20대에서 가장 크게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4년 20대의 하루 평균 주류 섭취량은 64.8g으로, 전년 대비 30% 이상 급감했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부산 간이·호프주점 사업자는 2023년 2092명에서 2024년 1957명, 지난해 1756명, 올해 1564명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인다.
특히 부산대학교를 비롯한 4개 대학이 모여 있는 금정구의 간이·호프주점 사업자는 2023년 134명에서 올해 96명으로 크게 줄었다.
주류업계의 실적도 뒷걸음질 쳤다. ‘참이슬’이 대표 상품인 하이트진로의 영업이익은 172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3% 줄었다. ‘처음처럼’이 대표 상품인 롯데칠성음료의 지난해 영업이익도 28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8% 감소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