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평형 아파트 분양 받으려면 부산서도 10억은 든다
작년 34평 평균 10억 2816만 원
1년 새 27.8%↑ 평당 3024만 원
하이엔드 늘고 공사비·이자 올라
비싼 분양가 탓에 미분양도 늘어
지난해 부산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가 평당 3000만 원을 넘겨 국평(34평) 기준 10억 원을 돌파했다. 부산 연제구, 동래구 일대 아파트 단지. 정종회 기자 jjh@
지난해 부산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가 평당 3000만 원을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지난해 분양한 부산 아파트의 국평(34평) 가격은 10억 원이 넘는다. 하이엔드급 고가 분양단지들이 많았던 영향이 크지만, 전반적인 분양가 상승 기조와 맞물려 부산 국평 아파트 평균 10억 원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다.
1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분양한 아파트 3.3㎡(평)당 평균 분양가는 2093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부산은 평당 3024만 원으로, 처음으로 3000만 원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서울은 5131만 원으로 조사됐다. 대구는 2895만 원, 경기는 2088만 원, 인천은 1891만 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부산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는 2367만 원이었는데, 1년 사이 27.8%가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은 6.5% 상승하는 데 그쳤고, 전국적으로는 1.5%가 상승했다.
지난해 부산 아파트 분양가는 서울의 60% 수준으로, 지난 10년간 평균 50% 수준을 보여왔던 것에 비하면 다소 높아진 수준이다.
국민 평형이라 불리는 34평 아파트에 대입해 보면 10억 2816만 원으로, 부산 아파트 국평 평균 분양가가 사상 처음으로 10억 원을 돌파한 셈이다.
지난해 남천 써밋(평당 5191만 원), 르엘 센텀(4410만 원), 해운대 베뉴브(3995만 원), 서면 써밋(3275만 원) 등 하이엔드 아파트들의 분양이 잇따른 영향으로 풀이되지만 공사비 상승, 금융 비용(이자) 상승에 따른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이엔드 아파트 분양이 줄어든다 해도 평균 분양가가 눈에 띄게 내려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얘기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미분양을 불러온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비싼 분양가 탓에 미분양이 더 많아지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일반 아파트 상급지의 6억~8억 원 정도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이들이 더 좋은 곳으로 이주하고 싶어하는데, 분양가 2500만 원 정도까지는 감당할 여력이 되지만 그 이상으로 넘어가면 엄두를 못 내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남천 써밋 청약 신청을 저울질하다 포기한 직장인 김 모(48) 씨는 “현재 자산과 전세 보증금을 다 모아도 8억 원이 안 되는데, 여기에 대출 8억 원 이상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망설여질 수밖에 없었다”면서 “앞으로 아이들 교육비와 부모님 부양비로 더 많은 돈을 써야 하는데,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아 포기했다”고 말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지난해 3분기 민간아파트 초기 분양률 동향에 따르면, 분양 뒤 실제 계약이 체결되는 가구 비율은 서울이 96.7%, 인천이 99.9%였지만 부산은 48.2%에 불과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을 포함해 공사비가 많이 올랐고,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며 부담해야 할 금융 비용 또한 만만치 않아 이 부분을 분양가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동아대 강정규 부동산학과 교수는 “평균 분양가는 지난해 고분양가 아파트들이 많이 나온 영향이 크고, 아파트별 격차가 커 평당 분양가가 절대적인 지표는 아니다”면서도 “부산이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분양가가 높다는 건 부산이 토지 가격이 높고 아파트 시세도 높아 이것이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