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 글로벌특별법에 대한 이 대통령의 진의는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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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입법 관여·예산 없어 포퓰리즘 무관
'5극 3특' 균형발전 일치 '딴지' 안 될 말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이하 글로벌특별법)이 소용돌이에 휘말리며 공회전이 재연될 조짐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여야 합의로 통과했으나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숙려 기간 5일’에 걸려 상정이 불발된 것이다. 여기까지는 불안한 정도였는데, 대통령이 ‘포퓰리즘’ 사례로 경고하면서 지역 사회에 당혹감을 안기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국무회의에서 “의원 입법이 포퓰리즘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가끔 있다”면서 글로벌특별법만 콕 집어 지적한 뒤 여야는 난투극을 벌이고 있다. 재정이 수반되는 법안도 아니고 여야 공동발의라서 이견도 없는 법안을 두고 벌어지는 공방이 납득되지 않는다. 대체 대통령의 진의는 뭔가.

글로벌특별법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은 현실과의 괴리감이 크다. 우선 이 법안은 형식만 의원입법일 뿐 정부 주도의 정책 입법에 가깝다. 행정안전부 차관이 태스크포스 단장을 맡아 부산시와 함께 법안을 설계했고, 각 부처 협의를 거쳐 성안된 구조다. 신속 처리를 위해 의원 명의로 발의됐을 뿐이다. 이 법안이 포퓰리즘이면 21대와 22대 때 발의에 참여한 민주당 의원들이 포퓰리스트가 된다. 더구나 이 법안은 재정 투입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취약 계층 지원 등 정부와 지자체 예산 매칭 방식과는 거리가 먼 규제 완화와 특구 지정 등 제도 설계를 담고 있다. 재정 부담과 정책 정합성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트집 잡기에 불과하다.

절차적 형평성도 훼손됐다. 이 법안은 21대에 제출되어 폐기되고, 22대 개원과 동시에 재발의됐지만 영문도 모른 채 2년 가까이 행안위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뒤늦게 추진된 행정통합 관련 3개 법안(광주전남, 대구경북, 대전충남)은 순식간에 행안위를 넘고, 이중 광주전남은 일사천리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강원·전북·제주특별자치도 법안 개정도 선입선출 원칙이 무시된 채 부산을 추월했다. 6·3 지방선거 전 부산 소외론을 의식해서인지 갑자기 행안위에서 급물살을 타는가 싶더니 결국 법사위에 이어 청와대의 ‘딴지’에 급제동이 걸렸다. 쟁점도 없고 이미 2년여 공론을 거친 점을 감안하면 어깃장 탓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만약 21대 때 이 법안이 통과돼 지금 부산에 국제물류·금융·첨단산업특구가 들어섰다고 생각하면 꿈만 같다. 동남권의 성장 동력이 국토 균형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는 이재명 정부가 국정 과제로 앞세우는 ‘5극 3특(5개 초광역권과 3개 특별자치도)’ 기조와 정확히 일치한다. 대통령은 지역 활성화의 유력한 수단으로 부산 글로벌특별법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숙려 기간은 종료됐고 여야 이견도 없다. 법사위 즉각 상정과 다음 주 추경을 다룰 본회의 통과는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논란으로 세월을 소모할 만큼 지방의 위기가 한가롭지 않다. 정치 셈법은 접어두고 지역의 미래만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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