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돋보기] 규제·전쟁에 멈춰 선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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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

부산 부동산시장이 다시 관망세에 접어 들었다. 한국부동산원의 최근 조사 결과, 부산 아파트 매매가격은 2주 연속 보합세(0.00%)를 기록했다. 수영구는 8개월 만에 마이너스(-0.01%)를 기록해 위축되는 분위기다.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상승하기 시작했던 부산 부동산 시장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해운대·화명 노후계획도시 발표 등의 영향으로 그 상승폭이 더 커졌다.

하지만 2월 설 연휴를 기점으로 거래가 줄어들면서 시장 움직임도 위축되고 있다. 상승세를 주도하던 해운대와 수영구 일대의 주요 단지 매수 문의가 줄고, 중개사무소마다 “일단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많다.

일차적 원인은 서울발(發) 부동산 규제에서 찾을 수 있다. 현재 서울 부동산 시장은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인 5월 9일을 앞두고 극도의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대통령이 SNS를 통해 부동산 규제 정상화 의지를 여러 차례 피력하면서 양도세 중과세를 피하려는 매물이 증가해 가격까지 조정 받고 있다.

서울 강남권조차 절세 목적의 급매물이 소화되지 못하고 적체되는 현상은 지방 시장인 부산으로 고스란히 전이돼 부산 내 실수요자들을 얼어붙게 만드는 심리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지정학적 리스크는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긴장 고조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고 있다. 유가 상승은 고물가를 잡기 위한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기대했던 기준 금리 인하는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대출 의존도가 높은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에게도 치명적인 심리적 저항선을 형성하기 때문에 매수 시기를 늦추게 된다.

그러나 시장의 지표를 세밀하게 들여다 보면, 매매 시장의 정체와는 상반된 흥미로운 움직임이 포착된다. 바로 ‘전세 가격의 견조한 상승세’다. 내 집 마련을 미룬 수요자들이 임대차 시장에 머물기 시작했고, 이는 전세 매물 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직결되고 있다.

부산의 올해 신규 입주 물량이 1만 5000여 세대밖에 안되는 상황에서, 외부적 요인에 의한 심리적 위축이 걷히는 순간, 켜켜이 쌓인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되며 가격을 밀어 올릴 수 있는 ‘에너지’를 비축하고 있는 셈이다.

결론적으로 현재 부산 부동산 시장은 서울발 규제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얼마나 장기화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장기적인 전세 가격 상승세가 하반기로 갈수록 부동산 시장을 다시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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