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디아스포라 문학을 말하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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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세계문학 페스타
마리아 로사 로호 작가
7일 부산 찾아 특강 열어
‘아남네시스’ 글쓰기 소개

7일 부산에서 특강을 여는 아르헨티나 마리아 로사 로호 작가. 부산작가회의 제공 7일 부산에서 특강을 여는 아르헨티나 마리아 로사 로호 작가. 부산작가회의 제공

부산 특강을 알리는 포스터. 부산작가회의 제공 부산 특강을 알리는 포스터. 부산작가회의 제공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세계 유일의 분단 휴전 지역인 비무장지대와 인근 경기도 파주 파주출판도시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비롯해 세계의 작가들이 전쟁·분쟁·혐오·차별에 저항하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었다.

한국작가회의와 경기도문화재단, 경기도가 공동 주최한 ‘비무장지대(DMZ) 세계문학 페스타 2026’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침공하기 전 기획되었지만, 전쟁의 시작과 더불어 이 행사를 향한 관심이 훨씬 더 뜨거워졌다. 전쟁과 분쟁에 대한 세계 작가들의 문학적 대응이 모색되고, 전쟁·분쟁·혐오·차별에 저항하는 세계 작가들의 실천 방안에 관한 이야기와 호소가 전해졌다.

5개의 섹션 중 관심을 끌었던 주제가 ‘디아스포라’(특정 민족이 본토를 떠나 다른 지역에 흩어져 집단을 형성하거나, 그 집단 자체를 가리키는 말)였다. 디아스포라적 문학 세계를 꾸준히 발표한 아르헨티나 출신인 마리아 로사 로호가 참여했고, 부산의 김수우 시인도 함께 이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금 세계 인구 가운데 디아스포라가 3억 명 이상이며, 유대인 디아스포라가 700만 명이 넘고 한민족도 비슷한 수로 예상된다. 한국계 작가 제인 정 트렌카 역시 입양인으로서 디아스포라에 해당하며 <파친코>라는 소설로 유명한 이민진 작가 역시 디아스포라 작가로 대표된다.

부산작가회의는 디아스포라 주제로 발표한 마리아 로사 로호 작가를 직접 부산으로 초청했다. 거리와 시간 때문에 DMZ 세계문학 페스타에 부산 작가들이 참여하지 못한 것이 아쉬워 부산에서 좀 더 진전된 이야기를 나누어보자며 행사가 기획한 것이다. 오는 7일 오후 6시 30분 부산 중구 보수동책방골목 아테네학당에서 열리는 ‘디아스포라와 아남네시스로서의 글쓰기’ 특강이 그 현장이다.

망명자의 딸인 마리아 로사 로호 작가는 아남네시스트로서의 글쓰기로 디아스포라 정체성을 확장한다. ‘아남네시스’는 플라톤이 말한 개념이다. 플라톤은 인간의 영혼은 태어나기 전에 이미 진리(이데아)를 알고 있으나 육체 안으로 들어오면서 그것을 잊어버린다고 말한다. 우리가 무언가를 ‘배운다’라는 것은 사실 새로운 지식을 얻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던 것을 다시 기억해내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완전한 원’을 본 적은 없지만, 현실의 불완전한 원을 보면서 ‘완전한 원’이라는 개념을 떠올릴 수 있다. 이처럼 진리를 새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잊었던 진리를 다시 떠올리는 것이 아남네시스이다.

문학에서 아남네시스는 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글쓰기를 통해, 잃어버린 역사, 사라진 정체성, 단절된 계보를 다시 불러오는 것이다. 특히 망명자 이민자는 고향에서 태어나지 않았지만, 고향의 기억을 물려받았기 때문에 계승된 기억의 회복이 문학에서 살아난다고 말한다.

유명 작가가 직접 부산을 찾아 문학 특강을 하는 사례가 드문 만큼 이번 행사를 향한 문학계의 관심은 높다. 작가와 문학 지망생을 비롯해 부산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사전 예약 없이 현장에서 바로 참여할 수 있으며 참가비는 1만 원이다. 051-806-8562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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