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빵집 40m 앞 대형 프랜차이즈 ‘날벼락’… 상생 실종

최환석 기자 ch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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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중소기업 협약서 거리 제한 설정
호텔 입점 인스토어형은 적용 예외 대상
“외부 출입문 설치하면 거리 제한해야”

19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한 제과점 점주가 40m 앞 호텔 건물을 가리키고 있다. 대기업 제과점이 들어설 곳으로, 점주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에 외부 출입문을 설치하려는 흔적이 보인다. 최환석 기자 19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한 제과점 점주가 40m 앞 호텔 건물을 가리키고 있다. 대기업 제과점이 들어설 곳으로, 점주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에 외부 출입문을 설치하려는 흔적이 보인다. 최환석 기자

제과점업 등 서민 생계형 업종 공존을 목적으로 마련된 ‘상생협약’이 실제 갈등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A 씨는 경남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에서 22년간 제과점을 운영했다. 그간 여러 어려움을 겪고도 버텼지만, 올해는 다르다. 일방통행 도로 건너 직선으로 40m 떨어진 한 호텔 건물 1층에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제과점이 들어선다는 소식 때문이다.

대기업 제과점은 호텔 측에서 직영하는 가맹점으로 확인됐다. A 씨는 제과점업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맺은 ‘상생협약’에 문제 해결을 기대했다.

2024년 동반성장위원회·(사)대한제과협회·(주)더본코리아·(주)신세계푸드·씨제이푸드빌(주)·(주)이랜드이츠·(주)파리크라상은 제과점업 상생협약을 맺었다. 대기업 신규 출점 시 중소 제과점과 거리 제한이 협약의 큰 뼈대다. 수도권은 400m, 나머지 지역은 500m다. 협약 기간은 2029년 8월 6일까지다.

그러나 A 씨 기대감은 실망으로 변했다. ‘인스토어형’은 신규 출점할 수 있는 예외에 해당한다는 동반성장위원회 답변 때문이다. 인스토어형은 백화점·대형 할인점·호텔 등 건물에 입점하는 점포로 내부 방문객이 이용하는 용도다. 바깥 상권과 분리됐다는 이유에서 예외가 적용된다.

A 씨는 “거리 제한을 두고도 개별 사례에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꼴”이라며 “문 닫으라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일찍이 근처 소규모 카페 한 곳은 폐업했다.

19일 <부산일보> 취재 결과, 호텔 측은 건물 일부를 확장해 점포 외부 출입문 설치 공사를 하고 있었다. 사실상 내부 방문객뿐만 아니라 외부 손님도 유치하려는 구상이다. A 씨는 그런데도 거리 제한을 적용하지 않는다면 상생협약 취지가 퇴색한다고 주장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동반성장위원회 관계자는 “원래 출점 검토 때 거리 제한 예외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며 “외부 출입문 설치 여부를 뒤늦게 확인해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초 상생협약을 맺을 때 예견하지 못한 사례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가맹업자인 대기업 측 관계자는 “상생협약 기준을 준수하며 입점이 추진 중”이라며 “상황이 달라지면 본사와 동반성장위원회, 대한제과협회 등 관계기관에서 문제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환석 기자 ch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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