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조선, 조선소 운영 노하우로 인도 진출
인도 ACT 그룹과 협력 MOU
신설 조선소 설계·공정 등 전수
기술 수출로 제3국 추가 진출
선박 블록 제작 등 다각화 발판
대선조선은 인도 ACT 인프라포트와 기술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대선조선 제공
부산의 향토기업 대선조선이 인도 신설 조선소 건립에 노하우를 제공하며 인도 조선해양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기존의 신조 중심이었던 수익 모델을 기술 수출, 엔지니어링, 선박 블록 제작 등으로 다각화하며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대선조선은 27일 “인도 ACT 그룹 산하의 ‘ACT 인프라포트’와 지난 14일 ‘그린필드 조선 및 수리조선소 구축을 위한 기술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ACT 그룹은 인도 구자라트주를 기반으로 하는 해운·물류 및 항만 인프라 전문 기업으로 40여 년의 업력을 가지고 있다. ACT 그룹은 물류업을 넘어 자체적인 조선 및 수리 조선소를 보유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부족한 노하우를 대선조선으로 채우려는 계획인 셈이다.
대선조선은 인도 구자라트주 커치만 지역에 들어설 신설 조선소의 설계부터 레이아웃, 공정 최적화, 품질관리(QA) 시스템 등 조선소 운영의 핵심 노하우를 전수한다. 1945년 창립 이래 600척 이상의 선박을 건조하며 축적한 기술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ACT 관계자는 “대선조선이 1945년 창립 이후로 축적해온 조선·수리 경험과 오랜 기간 형성된 기술 및 운영 역량은 ACT의 조선소 구축 프로젝트 추진에 중요한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ACT는 조선소 부지 확보 및 인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며, 양사는 향후 조건이 충족되는 시점에 세부 협력 사항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이번 기술 수출은 국내 중형 조선소가 단순히 배를 파는 것을 넘어, 독자적인 기술력만으로 해외 엔지니어링 시장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향후 동남아시아 등 제3국으로의 추가 진출 가능성도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대선조선은 향후 선박 건조를 위한 기자재 조달 및 공동 건조까지 협력을 확대해, 인도 시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대선조선은 내년 1월이면 신조 건조 수주 물량이 끝이 난다. 이에 대선조선은 다양한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대선조선은 내년 1월 신조선 수주 잔량 소진을 기점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신조 수주 경쟁 대신 안정적인 물량 확보가 가능한 ‘선박 블록 및 데크하우스(선원 거주구) 제작’으로 주력 사업을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경영 효율화를 위한 자산 재배치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대선조선은 영도조선소 부지를 지역 조선기자재 업체인 한라IMS 컨소시엄에 매각하고, 생산 거점을 다대포조선소로 일원화할 계획이다. 분산된 역량을 한곳에 집중해 생산성을 높이고, 매각 대금으로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선조선 관계자는 “이번 MOU는 인도 조선·해양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중요한 기반을 마련한 의미 있는 계기”라며 “조선소 건립을 위한 기술 협력뿐만 아니라 향후 선박 공동 건조 등의 다양한 가능성도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