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국내 기업에 AI 반도체 대규모 공급 예고 [2025 APEC]
젠슨 황 “한국민 기쁘게 할 발표”
이재용·정의선과 ‘치맥 회동’도
지난 8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워싱턴D.C 윌라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리셉션에 참석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최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가 국내 주요 기업들과 대규모 계약 체결에 나선다.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은 “한국 국민을 기쁘게 할 발표”라고 예고했다. 젠슨 황 CEO의 한국 방문은 15년 만이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31일 삼성전자, 현대차그룹, SK, 네이버 등 국내 주요 기업에 AI 반도체를 공급하는 신규 계약을 체결한다. 구체적인 공급 규모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젠슨 황 CEO가 직접 예고한 만큼 상당한 규모 이상이 될 것이란 강한 기대감이 흘러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대기업들에는 AI 모델 학습과 운영에 필수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주요 외신들도 이번 계약이 AI 컴퓨팅 센터로 거듭나고자 하는 한국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원하는 황 CEO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도 보도했다. 이번 회동을 앞두고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치킨집에서 젠슨 황 CEO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만나 이른바 ‘치맥 회동’을 하며 계약 관련 논의를 했다. 치맥 회동은 엔비디아 측이 직접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무역 갈등으로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시장 확대를 목표로 국내 주요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해 왔다.
삼성전자는 현재 5세대 HBM 제품인 ‘HBM3E 12단’이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통과해 납품을 앞두고 있는 등 엔비디아와 이전부터 긴밀한 관계를 맺어 왔다. 또 SK와 함께 엔비디아가 오픈AI, 소프트뱅크와 함께 추진 중인 거대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 전방위 협력을 약속하기도 했다. SK그룹과 관련해선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울산에 건립하는 약 7조 원(약 49억 달러) 규모의 AI 데이터센터에도 엔비디아의 칩이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엔비디아의 AI 칩은 현대차그룹의 신사업인 자율주행, SDV, 로봇 등에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역시 엔비디아와 긴밀한 AI 동맹을 맺어온 대표 국내 기업이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을 비롯한 기업인들과 주요 경제단체장들은 31일 오전 경주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찬에 참석한다. 중국에서는 배터리 회사 CATL의 쩡위친 회장, 국영 에너지기업 시노켐의 리판룽 회장, 징둥닷컴의 류창둥 회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