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최고가 코스피, ‘불장’ 지속 땐 연말까지 3800 기대
22일 지수 3468.65로 장 마쳐
외국인·기관 매수에 또 최고치
유동성 장세·반도체 실적 개선
정부 정책 힘입어 우상향 전망
코스피가 ‘파죽지세’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주요 증권가 리서치센터장들은 올해 말까지 코스피가 최대 3800선까지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한국 증시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7%가량 올라 3460대에서 장을 마치며 사상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3.41포인트(0.68%) 오른 3468.65에 장을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814억 원, 2653억 원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개인은 7658억 원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삼성전자(4.77%)가 장중 8만 40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코스피는 연말까지 이른바 ‘불장’을 연출할 가능성이 높다. 주요 증권사는 코스피 등락 범위 상단을 3600 안팎으로 제시하고 있다.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상단을 제시한 곳은 KB증권으로 코스피가 연내 3800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달러 약세+원자재 약세’라는 조합은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환경”이라며 이는 “제조업 신흥국에게 매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주요 증권사들이 코스피가 우상향할 것으로 전망하는 근거는 △전 세계적으로 풍부한 유동성 △부진했던 반도체 업황 개선 △국내 정책 기대감 등 크게 세 가지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하 사이클을 재개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특히 미 연준은 연내 2회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시사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도 국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반도체 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정보기술(IT) 업종을 중심으로 국내 증시에 유입하며 주가지수를 견인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증시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나온 여러 정책도 국내 증시에 긍정적이다.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집중투표제 도입 및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등을 골자로 상법이 두 차례 개정된 데 이어 최근에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배당소득 분리 과세 등 국내 증시 체질 개선을 위한 방안도 본격 논의되고 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책 기대감과 관련해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최근 1.14배까지 상승하며 2022년 수준을 회복했다”며 “중장기적으로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국내 증시의 고질적인 거버넌스 리스크를 완화하고, 이는 자기자본비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증시의 추가 상승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분석한다. 외국인 투자 접근성 확대와 국내 기업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늘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유종우 리서치본부장은 “증시의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벤처기업 지원이 필요하다”며 “기술 경쟁력을 갖춘 성장주가 다수 나타날 경우 반도체 의존도를 줄이면서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국장 탈출은 지능순”을 외치는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누적 순매수한 ETF는 ‘KODEX200선물인버스2X’이고 ‘KODEX 인버스’가 그 뒤를 이었다. 개인투자자들은 지수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는 뜻이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