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합의서 없는 협상… 일부 내용 ‘온도 차’ 분쟁 가능성 [한미 관세협상 타결]
농축산물 시장 개방 등 입장 차
한미 관세 협상이 30일(현지 시간) 극적 타결됐지만, 한미 양국이 별도 합의서 없이 각자 결과를 발표하면서 발표 내용 중 일부 온도차가 감지된다. 협상 이행 결과에 따라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한미 관세 협상 결과 중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농축산물 시장 개방과 관련된 대목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한국은 미국과의 무역에 완전히 개방할 것이고 자동차, 트럭, 농업(농산물) 등을 포함한 미국산 제품을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고 적었다. 그러나 우리 대통령실 김용범 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국내 쌀과 소고기 시장은 추가 개방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양국 발표에 차이가 있는 것 아닌가’라는 취지의 질문이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정치 지도자의 표현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협상을 책임진 각료들 간 대화인데, 농축산물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었고 합의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엑스(X)에 올린 글에서 “(한국 투자에서 나오는) 수익의 90%는 미국민에게 간다”고 한 것 역시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이에 김 실장은 “논의하며 정리한 비망록이 있다. 이를 공개할 수는 없으나 원문을 보면 ‘투자로부터 이익의 90%를 리테인(retain·보유)한다’고 돼 있다”며 “이에 대해 미국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추론하기는 쉽지 않지만 우리 내부적으로는 재투자 개념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 미국 측과 입장 차이를 보였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