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시 ‘한국형 칸쿤’으로 업그레이드 한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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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복합 해양레저관광도시 선정
국비·지방비·민자 등 1.14조 원 투자
한화가 8000억 투입 휴양단지 조성
금호리조트는 1400억 최고급 리조트

박완수 경남도지사(왼쪽)와 천영기 통영시장은 30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통영시를 놀거리(레저)·볼거리(관광)·쉴거리(휴양)를 한곳에 모은 복합해양레저관광도시로 육성한다고 밝혔다. 경남도 제공 박완수 경남도지사(왼쪽)와 천영기 통영시장은 30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통영시를 놀거리(레저)·볼거리(관광)·쉴거리(휴양)를 한곳에 모은 복합해양레저관광도시로 육성한다고 밝혔다. 경남도 제공

‘대한민국 관광 1번지’ 경남 통영이 세계적인 휴양도시로 거듭난다.

정부 재정과 민간 자본 4조 원 상당을 투자해 도시 전체를 하이엔드급 관광휴양단지로 탈바꿈시킨다. 이른바 ‘한국형 칸쿤’ 프로젝트다.

30일 경남도와 통영시에 따르면 전날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복합해양레저관광도시 공모 사업’에 통영시가 최종 선정됐다.

복합해양레저관광도시는 민간 투자와 재정 지원을 연계해 세계적 해양관광 명소를 만드는 사업이다.

멕시코에 있는 유명한 휴양도시 ‘칸쿤’이 모티브다. 칸쿤처럼 놀거리, 볼거리, 먹거리, 쉴 거리 등을 한꺼번에 제공하는 융복합레저도시를 지향한다.

올해 첫 공모에 경남(통영)을 비롯해 부산, 인천, 경기(시흥), 경북(포항), 전남(여수), 전북(고창), 충남(보령), 강원(양양) 등 9개 광역지자체가 신청서를 냈다.

해수부는 서면평가와 현장실사를 거쳐 통영시와 포항시를 선정했다. 각 도시에 2029년까지 국비와 지방비 2000억 원에 민간투자 8000억 원 이상을 더해 1조 원 이상을 투자하는 조건이다.

경남도는 통영시,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금호리조트와 손잡고 총 1조 1400억 원 규모로 밑그림을 그렸다. 통영의 중심인 강구안을 축으로 서부권(도산면)과 동부권(도남동)을 각각 해양문화·숙박·레저권역으로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통영 복합해양레저관광도시 계획도. 통영시 제공 통영 복합해양레저관광도시 계획도. 통영시 제공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통영 기회발전특구를 이끄는 선도 기업이다. 이는 정부의 지방시대 실현 4대(기회발전, 교육발전, 도심융합, 문화) 특구 중 하나다. 법인세·취득세 등 각종 세제 감면과 보조금 등 재정 지원은 물론 정주여건 개선까지 정부가 전방위로 지원한다.

앞서 지난해 통영시 도산면 수월리와 법송리 일원 222만 ㎡가 국내 1호 관광형 특구로 지정됐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이곳에 2037년까지 3조 8437억 원을 투자해 축구장 600여 개를 합친 규모 관광·휴양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 중 8000억 원을 우선 투입해 도산면 수월리 바닷가 86만 ㎡에 1070실 규모 리조트를 만든다. 이번 프로젝트가 기회발전특구 첫 단추가 되는 셈이다.

경남도와 통영시는 여기에 여객선과 해상택시, 해상버스를 아우르는 ‘해양복합터미널’과 통영이 보유한 570개 섬을 디지털 전시관에 담은 ‘디-아일랜드 570’ 그리고 통영 출신 천재음악가 윤이상 선생 음악을 주제로 하는 미디어아트 수상공연장을 더한다.

통영 복합해양레저관광도시 계획도. 통영시 제공 통영 복합해양레저관광도시 계획도. 통영시 제공

금호리조트는 1983년 관광특구로 지정된 도남관광단지 개발사업자다. 1989년 경남도와 협약 당시 1992년까지 2000억 원을 투입해 콘도 2개 동과 마리나 시설, 해양 레저타운, 조각공원, 이벤트 광장을 갖춘 종합 관광지로 만들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제 완료한 사업은 650억 원 상당의 콘도 1동과 요트 계류장, 스포츠센터가 전부다.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무려 14차례나 사업계획을 변경하며 시간만 끌었다. 그러다 2023년 당시 국정과제로 ‘한국형 칸쿤’ 프로젝트가 선정되면서 재투자를 결심했다.

금호리조트는 2028년까지 1400억 원을 들여 도남관광지 내에 228실 규모 최고급 리조트와 오션사이드바, 실내스포츠파크 등을 건립한다. 부지는 현 통영마리나리조트 스포츠센터를 중심으로 자사가 보유한 용지를 활용한다.

이와 함께 지자체 재정 사업으로 요트산업 육성 지원을 전담할 요트클럽센터와 육상 계류시설, 마린하버풀(바닷물을 이용한 4계절 스파·수영장), 유럽식 해상 수영장을 확보한다.

통영시는 2023년 9월 1일 금호석유화학그룹이 운영하는 금호리조트와 복합해양레저관광도시 성공적 추진과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왼쪽이 김성일 금호리조트 대표이사, 오른쪽은 천영기 통영시장. 부산일보DB 통영시는 2023년 9월 1일 금호석유화학그룹이 운영하는 금호리조트와 복합해양레저관광도시 성공적 추진과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왼쪽이 김성일 금호리조트 대표이사, 오른쪽은 천영기 통영시장. 부산일보DB

경남도는 지방재정 투자심사, 인허가 등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2027년 해양레저권역, 2029년 해양숙박권역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계획대로라면 연간 254만 명에 달하는 신규관광객을 유치해 3243억 원 상당의 소비지출과 2454명 고용 창출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이후 연거푸 진행될 기회발전특구 2단계 사업까지 포함하면 총사업비 4조 원이 넘는 초대형 프로젝트가 완성된다. 완료 시 연간 307만 관광객 유치, 11조 원대 생산유발, 5조 상당 부가가치 유발, 2조 5000억 원 규모 소득 유발, 10만 명 이상의 새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통영은 역사, 예술, 해양레저가 공존하는 해양관광 완성형 도시”라며 “통영을 중심으로 남해안이 세계적인 해양레저관광벨트로 발돋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천영기 통영시장도 “한려수도 비경, 풍부한 먹거리, 온화한 기후, 독창적인 문화예술을 가진 통영이야말로 복합해양레저관광도시 최적지”라고 자신하며 “기관, 기업과 긴밀히 협력해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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