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한 아들 직접 신고한 남경필 "살 빼려다 마약 중독된다" 경고
남경필 마약예방치유단체 '은구' 대표가 청소년과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치료제 남용과 다이어트약(일명 '나비약')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남 대표는 지난 16일 MBC '뉴스투데이'에 출연해 "젊은 여성들이 요즘 '나비약'이라는 다이어트 약을 굉장히 많이 먹는데 의사 처방이 필요한 마약 성분이 들어가 있다"며 "계속 먹다 보면 중독이 돼서 더 심각한 마약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비약은 펜터민 성분의 식욕억제제로,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식욕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국내에서는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인 환자에 한해 단기간(4주 이내) 처방하도록 제한돼 있으며, 특히 16세 이하 청소년에게는 복용이 금지돼 있다.
5선 국회의원(15~19대)과 경기지사를 지낸 남 대표는 장남의 마약 중독을 계기로 지난 2018년 정계 은퇴 후 '은구'를 세우고 마약 예방 치유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그는 아들을 직접 경찰에 신고했다.
남 대표는 "(마약에 중독된) 아들을 살리기 위해 신고했고 마약 때문에 죽어가는 청년들이 너무 많아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대 마약 증가가 50배에 달한다"며 "이 상태를 막지 않으면 곧 우리나라도 미국의 좀비거리 같은 일이 나타나지 말란 법이 없다"고 우려했다.
남 대표는 10대 마약 확산의 배경중 하나로 마약 성분이 포함된 의약품의 무분별한 사용을 지적했다.
그는 "마약의 수요 공급이 늘어나고 있고 사기도 편하다"며 "그런데 근본적인 이유는 성적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부모님 또는 학원 선생님들이 ADHD약을 권하는 사례가 있다"고 했다.
이어 "ADHD약에 마약 성분이 있다"며 "의사 처방으로 주의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아이들이 아주 제한적으로 먹어야 하는 약인데 이걸 남용하고 있다. 부모들이 모르고 권하는거다. 알면 권하겠냐"고 반문했다.
필로폰 투약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최근 출소한 작곡가 돈스파이크(본명 김민수)의 사례도 소개했다. 남 대표는 "'어떻게 마약 시작했냐'는 질문에 돈스파이크도 ADHD약에 중독돼서 약의 도수가 올라가고 결국은 필로폰까지 가게 됐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치유를 할 수 있는 병원과 공동체 그리고 직업교육, 이 세 가지가 함께 어우러지는 새로운 모형의 치료 공동체를 만드는 게 중장기적 목표"라고 덧붙였다.
남 대표는 정계 복귀에 대해선 "전혀 생각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2018년 정계를 은퇴하고 나서 선거 때마다 정말 많은 요청이 있었는데 한 번도 흔들린 적이 없다"며 "정치할 때는 1000만 명의 삶을 바꾸겠다고 했는데 공허했다. 지금은 한 영혼을 살리는 데 집중하고 있는데 이게 훨씬 행복하다"고 밝혔다.
김은지 부산닷컴 기자 sksdmswl807@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