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힘에 연일 맹공…“국민의짐, 갈아엎어야”
국민의힘 탈당 이후 연일 비판 이어가
“정통 보수 끝났다…토리당처럼 새판 짜야”
김문수, 홍준표 마음 돌리려 김대식 급파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국민의힘은 정통 보수의 맥을 잇지 못한 채 사이비 보수들의 놀이터가 됐다”며 “이번 대선이 끝나면 당을 갈아엎고 새판을 짜야 한다”고 밝혔다.
홍 전 시장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그래도 이 당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은 DJ·노무현 정권 시절 저격수로 활동하던 때였다”며 “정치의 전부인 양 착각하고 매일 아침 눈뜨면 ‘오늘은 무엇으로 저들에게 타격을 줄까’만 생각하며 전위대 노릇을 자처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그런데 일하러 들판에 나갔다가 저녁에 집에 돌아오면, 안방은 일 안 하고 빈둥거리던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었다”며 “2006년 서울시장 경선에서 비로소 이 당의 실체를 알았다”고 밝혔다. 당시 그는 서울시장 경선에 나섰지만 당 주류의 지원을 받은 오세훈 후보에게 경선에서 밀렸다.
홍 전 시장은 “일하는 사람 따로, 자리 챙기는 사람 따로 있는 당이라는 걸 그때 깨달았다”며 “결국 그런 속성이 있는 당이란 걸 알고도 혼자 속 앓이 하면서 지낸 세월이 20년이었다. 그 앞 10년은 철부지처럼 뛰어 놀던 시절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당의 정통 보수주의는 이회창 총재가 정계 은퇴하면서 끝난 당이었는데, 그간 사이비 보수들이 모여서 온갖 미사여구로 정통 보수주의를 참칭하고 국민들의 눈을 가린 그런 세월이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급기야 지금은 당의 정강정책마저도 좌파정책으로 둔갑시켜 놓았다”며 “그러고도 자신들이 국민의짐이 된 줄도 모르고 노년층들만 상대로 국민의힘이라고 떠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이번 대선이 끝나면 한국의 정통 보수주의는 기존판을 갈아엎고 새판을 짜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영국의 기득권층 대변자였던 토리당이 몰락하고 보수당이 새롭게 등장했듯이, 판이 바뀌지 않고는 더 이상 한국 보수진영은 살아날 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홍 전 시장이 대선후보 경선에서 낙마한 뒤 탈당하고 연일 당을 향해 비판 수위를 높이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측이 러브콜을 보내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홍 전 시장의 마음을 달래고 선대위 합류를 이끌어내기 위해 김대식 의원을 오는 18일 미국 하와이로 급파하기로 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