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구·인천, ‘따로 또 같이’ 블록체인 육성 각축전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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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규제특구로 각 분야 선도
대구, 공공서비스·행정 중심 실증
인천, 공항·항만 활용 해외 진출
각 도시 특성·인프라 바탕 경쟁
해외 전시장선 공동관 꾸려 협력

지난해 10월 29일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에서 열린 블록체인 위크 인 부산(BWB) 2024에서 성대한 막을 올렸다.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가 주도하고 5개 해외 거래소가 참여하는 아시아권 대표 디지털 자산 거래소 얼라이언스 출범식이 열리고 있다. 부산일보DB 지난해 10월 29일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에서 열린 블록체인 위크 인 부산(BWB) 2024에서 성대한 막을 올렸다.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가 주도하고 5개 해외 거래소가 참여하는 아시아권 대표 디지털 자산 거래소 얼라이언스 출범식이 열리고 있다. 부산일보DB

부산과 대구, 인천 세 광역지자체가 지역 특성과 인프라를 살린 블록체인 산업 육성에 나서며 경쟁을 펼치고 있다. 디지털자산과 공공서비스, 물류 혁신 등 전략은 다르지만, 기술 기반 생태계 조성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목표 아래 해외 공동 진출에도 손을 잡았다.

부산은 블록체인 산업 ‘선도 도시’ 타이틀을 쥐고 있다.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이후 2019년부터 의료 마이데이터, 디지털 자산, 항만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증 실험을 이어왔다. 특히 부산항을 거점으로 한 실시간 물류정보 공유 플랫폼은 대표 성과다. 최근에는 토큰증권(STO)을 활용한 부동산 집합투자 실증에도 뛰어들었다.

여기 대구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대구는 공공서비스와 행정 중심의 기술 실증에 초점을 맞췄다. 시민들의 편의를 높이는 분산신원인증(DID) 시스템인 ‘다대구’, 공공과 민간 마일리지를 통합한 ‘디마일’이 대표 주자다. 2023년 자체 메인넷까지 구축해 건강검진 결과나 공연 티켓, 마라톤 기록 인증 등 일상 행정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접목하고 있다.

인천은 해외시장 진출 전략으로 반격에 나섰다. 공항과 항만이라는 인프라를 무기로, 블록체인 기업의 해외 진출을 전략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혁신지원센터를 세우고, 바우처 사업을 통해 전통 산업에 블록체인 기술을 이식 중이다. 기술개발 자금과 인재 양성도 함께 진행되며, 산업 전반에 기술을 내재화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방식은 다르지만, 세 도시 모두 블록체인을 공공서비스와 물류에 연결하려 한다는 점에 접점이 존재한다. 특히 항만을 낀 부산과 인천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글로벌 물류 거점 도약을 내세운 대목이 대표적이다. 부산과 대구는 공공서비스 실증과 자체 인프라 구축을 통해 비슷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

이런 흐름은 이제 ‘협력’으로도 연결되고 있다. 세 도시는 오는 10월 두바이에서 열리는 글로벌 ICT 박람회 ‘자이텍스 노스 스타 2025’에 공동관을 조성하기로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공동관 조성은 국내 서비스뿐만 아니라 해외 서비스 시작을 위한 공동협력의 초석”이라며 “협력을 통해 기술 교류나 해외 진입에 긍정적인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탄탄대로만 걷는 것은 아니다. 수익 모델이 아직 뚜렷하지 않고, 기술개발 자금과 전문 인력 부족은 여전히 장애물로 남아 있다. 제도 미비도 풀어야할 숙제다. 부산시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 중심의 법령 규제로 인해 디지털자산 분야의 사업 추진에 제약이 있다”며 “특히 STO 관련 법령이 마련되지 않아 이 부분의 법제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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