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황산공원의 르네상스를 꿈꾸며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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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 동부경남울산본부장

지난해 한강공원 11곳, 7700만 명 방문
공원 특성 잘 살린 시설·축제 개최 덕분
양산 경제 '업' 위해 황산공원 업그레이드
규제 완화 이끌어내 사업 추진에 청신호

지난해 우리나라(남한) 인구보다 많은 7700만 명이 방문한 공원이 있다. 서울 도심을 가로지르는 한강을 따라 11곳에 조성된 한강공원이다.

한강공원은 지리적 특성을 살린 다양한 시설로 눈길은 끈다. 공원마다 산책로·자전거 도로와 체육·편의시설은 기본이다. 위치와 주변 여건에 따라 자연학습장, 캠핑장, 물놀이장, 눈썰매장, 분수, 유람선 선착장 등으로 꾸며놨다.

전시장, 수상 무대 등 문화시설도 설치했다. 한강페스티벌 등 연간 120개에 달하는 다양한 축제와 행사도 열린다. 이 때문에 수도권 시민은 물로 전 세계 방문객을 유혹하고, 한강공원을 찾게 하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방문객의 ‘지갑’을 여는 시설이 많다는 점이다. 유람선과 요트, 페달보트, 레스토랑·연회장 시설을 갖춘 플로팅 하우스, 숙박시설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연간 7700만 명이 방문할 만큼 사랑을 받는 한강공원도 한 때 시민들이 외면했다. 1960년대 산업화로 인한 수질오염 때문이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개최가 확정되면서 시작된 ‘한강 종합개발’로 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유람선 선착장 등 수상레저 시설이 설치되고, 잔디 공원이 조성되면서 가족 단위나 직장인들이 많이 찾았다.

그러나 접근로가 개선되지 않아 지금처럼 주목은 받지 못했다. 2006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하면서 시행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로 접근로가 개선되고, 공원마다 특성을 살린 휴양·여가시설, 체육·문화시설, 야간 조명시설까지 갖추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발전했다.

한강공원 조성 과정에 어려움도 많았다. 과도한 규제와 훼손을 우려한 환경 단체의 반발이다. 행정기관과 지역 정치권이 협업을 통해 극복하면서 세계적인 수변공원이자, 관광 명소가 탄생할 수 있었다.

부울경에도 낙동강을 따라 조성된 공원도 각광을 받고 있다. 이들 공원은 10여 년 전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생겨났다. 공원마다 산책로나 운동시설, 자전거 도로, 파크골프장, 캠핑장 등이 설치됐다.

그런데 이들 시설은 계획한 일부 시설에 불과해 아쉬움이 많다. 정부 규제 등으로 초기 한강공원 조성 과정에 겪었던 문제를 낙동강 역시 답습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22년 10월 나동연 양산시장의 제안으로 낙동강 하구에 있는 6개 자치단체가 낙동강협의회로 뭉쳤다. 협의회는 부산 북구와 사상구, 강서구, 사하구, 경남 양산시, 김해시다.

출범 3년째에 접어든 협의회는 나름 성과를 내고 있다. 공동 사업을 발굴·시행 중이다. 낙동강에 대한 규제 완화도 이끌어냈다. 10년마다 재수립하는 하천기본계획에 협의회가 추진 중인 사업이 가능한 구역을 확대했다.

이달 중에는 낙동강에서 할 수 있는 사업 발굴을 위한 관련 용역도 발주한다. 용역에는 낙동강 수변 유사 환경의 개발 사례 비교를 통한 규제 완화 제시와 상위계획 반영 등 중앙부처와의 대응 방안도 들어 있다.

양산시는 한 발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개발제한구역이자, 하천구역으로 묶인 황산공원을 근린공원으로 지정했다. 사업 추진 시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을 수립하지 않아도 되는 등 종전보다 행정절차가 단축되고 쉬워지면서 시가 추진 중인 사업 시행이 한결 수월해졌다.

시는 한강공원과 마찬가지로 황산공원 이용에 걸림돌인 접근로 개선에 나섰다. 방문객이 물금신도시에서 경부선 철로를 넘어 황산공원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관련 용역이 발주됐다.

시의 이런 조치들은 침체한 지역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추진 중인 황산공원 내 시설 업그레이드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시는 황산공원에 전기유람선 도입, 수상 레포츠센터 등이 포함된 플로팅 하우스 설치, 교통수단이자 관광용인 곤돌라 설치, 낙동강 선셋 바이크파크 조성을 추진 중이다. 오토캠핑장과 파크골프장 증설과 드론 공원, 국가정원 조성 등도 계획 중이다. 지난해 황산공원 방문객은 300만 명이다.

시가 추진 중인 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규제 완화가 더 필요한 만큼 협의회, 지역 정치권과의 협업은 물론 조화로운 개발이 필수적이다. 수질오염을 막을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

세계 많은 나라와 도시는 강을 중심으로 문명을 발전시켰다. 강을 따라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고 관광자원으로 개발해 사람과 자연이 함께 숨 쉬는 관광도시로 만들었다. 사업이 완료되면 황산공원은 한강공원과 버금가는 명품 공원으로 변모할 것이고, 양산도 관광도시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한다. 나아가 양산은 시의 바람대로 지역 경제를 다시 한번 도약시켜 부울경을 넘어 우리나라 중심도시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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