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3 교착설’ 속 전격 4일 선고…인용 신호? 의견 접근 포기?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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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착설로 인해 선고 지연 장기화 전망 속 헌재 전격 결정
“시간 끌수록 기각 가능성 높다” 우려한 야권 반색
반대로 신속 선고 요구한 여권 ‘승복’ 강조하며 기각 확신
선고 만장일치 시 주문 맨 나중에, 갈리면 주문 먼저 낭독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이 4일로 발표된 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이 4일로 발표된 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 모습. 연합뉴스

최장기 평의를 이어가던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이 오는 4일로 잡히면서 그 결과에 초미의 관심이 쏠린다. 특히 ‘5대 3 교착설’이 유력하게 대두되는 상황에서 헌재가 전격적으로 선고일을 지정하자, 여야는 아전인수식 해석으로 각각 기각 혹은 인용 전망을 쏟아냈다. 헌재의 일반인 방청 허용 등 곁가지 정황을 두고도 유불리 판단이 갈렸다. 여야의 명운이 걸렸지만, 그 어떤 확신의 근거도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선고일까지 작은 ‘힌트’ 하나를 놓고도 엇갈리는 관측이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헌재를 향한 조속한 선고일 지정은 여야의 공통적인 요구였지만, 이날 전격적인 지정에 대한 여야 반응은 미묘하게 갈렸다. 직전까지 5대 3 교착설로 인해 비상이 걸렸던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인용 결론을 정해진 것”이라며 반색하는 분위기다. 앞서 정치권에서는 5대 3 교착설이 사실일 경우, 진보 성향인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선고일 지정을 퇴임 전인 오는 18일 직전까지 최대한 미루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왔다.

민주당 등 야권이 국무위원 ‘줄탄핵’까지 거론하며 1일을 마은혁 후보자 임명 ‘데드라인’으로 설정한 것도 같은 판단에서 비롯됐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에서는 “이번 주를 넘기면 기각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는 말까지 돌았다. 그런 상황에서 헌재가 이번 주내 선고일을 지정하자, 민주당에서는 교착설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불식됐다고 판단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마 후보자 임명 여부가 결론을 영향을 미칠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선고일을 지정한 것 아니겠느냐”면서 “인용으로 확신한 결론이 난 것”이라고 말했다.

헌재가 이날 선고일을 지정하면서 선고 생중계와 일반인 방청을 허용한 것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긍정적 신호로 인식했다. 헌재가 탄핵에 찬성하는 다수 여론에 부합하는 결론을 낼 것이기 때문에 ‘자신 있게’ 생중계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다만 헌재는 중요 사건에 대해선 방송사 생중계를 허용해 왔다는 점에서 이를 선고 결과와 연결 짓는 것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만약 헌재가 인용 결론을 내렸다면 ‘8대 0’의 만장일치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재차 제기됐다. 헌재의 최장기 평의가 국론 분열 최소화를 위한 만장일치 결론을 내는 과정이었다는 추측이다. 다만 최장 평의가 이어질 만큼 재판관들이 의견 정리가 어려웠던 만큼 ‘6대 2’, ‘7대 1’ 구도로 결정문을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민주당은 에상 밖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헌재가 장장 4개월에 걸친 국민의 기다림에 응답했다”면서도 “의원들은 오늘부터 국회 경내에서 비상 대기하면서 상황에 대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반면 여권 역시 정반대 시각으로 이날 헌재의 선고일 지정을 두고 ‘기각’ 확신을 굳히는 모습이다. 여권은 5대 3 교착설이 퍼진 이후 헌재를 향해 신속한 선고를 강하게 요구해왔는데, 헌재가 이에 응하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헌재 재판관 사이에 인용과 기각 결론을 두고 의견이 나뉘는 교착 국면이 전혀 해소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의견 접근 가능성이 보이지 않자 더 이상의 국민 분열과 헌재에 대한 비난 여론을 덜기 위해 선고일을 불가피하게 지정했다는 게 여권의 시각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날 5대 3 기각설을 넘어 ‘4대 4’ 기각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날 한 목소리로 헌재 결정에 대한 ‘승복’을 강조한 것도 이런 확신이 반영된 행보로 풀이됐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헌재가 빠른 시일 내 선고 기일을 잡아서 다행이고 환영한다”면서 “국민의힘은 헌재의 판결에 승복할 것이다. 헌재는 특정 결론을 유도하는 민주당의 공세에 절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헌재의 구체적인 선고 절차에도 관심이 쏠린다.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이번 사건에서도 평결 내용의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선고 전날 오후 늦게나 선고 당일 오전에 최종 평결을 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대략적인 결론은 정해져 있지만 마지막으로 주문을 확정 짓는 절차다. 결론이 도출되면 파면, 탄핵소추 기각, 각하 등 미리 준비된 결정문을 토대로 최종 문구를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재판관들의 서명을 받아 확정한다.

재판관들은 선고 직전 1층에 별도로 마련된 장소에서 대기하다 준비가 완료되면 정각에 맞춰 입장한다. 이어 문 대행이 “지금부터 선고를 시작하겠다”며 사건번호, 사건명을 읽으면 선고가 시작된다. 관례에 따라 전원일치로 결정을 내린 경우 재판장이 이유의 요지를 먼저 설명하고 마지막에 주문을 읽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주문과 다른 결론을 지지하는 반대 의견이나 주문을 지지하되 세부 판단에 차이가 있는 별개·보충의견이 있는 경우에는 재판장이 주문을 먼저 읽고 재판관들이 법정의견과 나머지 의견을 각각 설명하는 게 일반적이다. 다만 선고 순서는 전적으로 재판부의 재량에 달린 것이어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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