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김병주, 사재 풀어 홈플러스 지원
소상공인 결제대금 지급 위해
구체적 출연 규모는 아직 미정
경영 비판·반발 무마용 해석도
홈플러스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이 소상공인들의 결제대금 지급을 위해 사재를 출연한다.
MBK는 16일 입장문을 내고 “홈플러스 회생절차와 관련된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출연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홈플러스 소상공인 거래처에 지급돼야 할 금액이 파악되는 대로 출연 규모와 지원 방안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말 신용등급 하락 이후 단기자금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지난 4일 돌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고, 같은 날 개시 결정을 받았다.
이후 홈플러스 영업 정상화에 대한 의심이 확산하며 협력업체들은 정산이 늦어지고 있다는 불만을 호소했고, 채권자들 사이에선 최대주주가 자구 노력 없이 채무 탕감을 노리고 회생절차를 신청했다며 반발 기류가 일었다.
MBK는 “홈플러스의 회생절차로 인해 임직원분들과 여러 이해관계자께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된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홈플러스가 회생절차를 빠르게 졸업하고, 다시 정상 궤도로 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는 데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김 회장의 결정은 지난 14일 홈플러스 기자간담회에서 홈플러스 각자 대표이사인 김광일 MBK 부회장이 사재 출연 가능성에 대해 “홈플러스 간담회에서 말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며 선을 그은 지 이틀 만에 나왔다. 간담회에서 사과와 해명을 했지만 MBK를 향한 비판과 반발이 커지자 이를 가라앉히려는 시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간담회에서 김광일 부회장은 홈플러스 경영 악화 원인으로 대형마트 규제, 코로나19 기간 매출 감소,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 성장 등을 나열하며 ‘남 탓’으로 일관했다. 7조 2000억 원이라는 고가 매입과 전략 실패 지적은 외면했다.
특히 “지난 4년간 통계를 보면 이마트·롯데마트보다 문 닫은 점포가 적다”는 김광일 부회장의 해명은 통계를 제멋대로 해석한 ‘거짓 해명’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2015년을 기준으로 홈플러스는 매장 16곳이 폐점했고, 9곳은 폐점을 앞두고 있다. 같은 기간 이마트는 11개, 롯데마트는 14개 점포가 감소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실적 부진 점포를 정리한 반면, 홈플러스는 부산 해운대·가야점 등 부동산 가치가 높은 알짜 매장을 팔아치웠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