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돌아가신 집 개조해 비영리 단체 활동… 이번엔 음악극 도전 [부산문화 백스테이지]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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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마하우스’ 자선 공연 화제
학교 폭력 다룬 ‘멈춰진 시간’
‘다락방 음악회’도 꾸준히 진행

비영리 단체인 그랜마하우스 주최, 주관으로 지난 22일 오후 부산 사상구 백양대로 글로컬 비전센터에서 열린 음악극 ‘멈춰진 시간’ 자선 공연이 열리고 있다. 그랜마하우스 제공 비영리 단체인 그랜마하우스 주최, 주관으로 지난 22일 오후 부산 사상구 백양대로 글로컬 비전센터에서 열린 음악극 ‘멈춰진 시간’ 자선 공연이 열리고 있다. 그랜마하우스 제공
음악극 ‘멈춰진 시간’ 공연 모습. 그랜마하우스 제공 음악극 ‘멈춰진 시간’ 공연 모습. 그랜마하우스 제공

“첫 콘서트와 앨범 제작은 어머니 부조금으로 진행했습니다. 그후, 37년 된 노후 주택을 개조해 ‘그랜마하우스’를 열었고요. 이번 공연은 ‘VIP’(미혼모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 다문화 가족, 시설 퇴소 청소년 등을 이렇게 지칭했다)들을 더 넓은 자리에서 만나기 위해 준비한 자리입니다.”

‘선한 영향력’이라는 게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싶었다. 지난 22일 오후 4시 부산 사상구 백양대로 글로컬 비전센터(날마다교회). 150여 명의 관객은 ‘그랜마하우스’(대표 전혜정·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상임단원)가 주최·주관해 선보인 음악극 ‘멈춰진 시간’을 1시간 남짓 감상했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관객들은 곧바로 돌아가지 않고, 출연진과 어울려 담소를 나누고, 저녁 식사까지 함께하며 공감대를 이어 갔다.

음악극 ‘멈춰진 시간’ 공연 모습. 그랜마하우스 제공 음악극 ‘멈춰진 시간’ 공연 모습. 그랜마하우스 제공
음악극 ‘멈춰진 시간’ 커튼콜 모습. 그랜마하우스 제공 음악극 ‘멈춰진 시간’ 커튼콜 모습. 그랜마하우스 제공
비영리 단체인 그랜마하우스 주최, 주관으로 지난 22일 오후 부산 사상구 백양대로 글로컬 비전센터에서 열린 음악극 ‘멈춰진 시간’ 자선 공연이 열리고 있다. 그랜마하우스 제공 비영리 단체인 그랜마하우스 주최, 주관으로 지난 22일 오후 부산 사상구 백양대로 글로컬 비전센터에서 열린 음악극 ‘멈춰진 시간’ 자선 공연이 열리고 있다. 그랜마하우스 제공

학교 폭력 문제를 다룬 이번 음악극은,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한 작품이어선지 더 아프면서도 감동적이었다. 전 대표는 “사회의 어두운 면을 직시하며 성숙한 시민의식,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재고하는 시간이 되길 바랐다”고 밝혔다. 음악극에서도 “네 잘못이 아니야. 부족해서 그렇게 된 게 아니야. 인생에는 예기치 못한 일들을 만날 때가 있어. 절대 네 잘못이 아니야. 용기를 내어 얘기하고, 두려워하지 말고, 소리쳐.”라고 강조했다.

음악극 ‘멈춰진 시간’ 커튼콜 모습. 그랜마하우스 제공 음악극 ‘멈춰진 시간’ 커튼콜 모습. 그랜마하우스 제공

이날 공연이 이색적이었던 건 내용 못지않게 30여 명에 달한 출연·제작진이다. ‘Via the Cross’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이들은 대부분 현역 아티스트이고, 하나같이 재능 기부자들이다. 3년 전인 2022년 6월 미혼모 돕기 콘서트를 위해 처음 모였다. 그해 12월엔 미혼모 및 한부모 가정을 위한 ‘러브 콘서트’를 열었다. 2023년 2월엔 앨범이 나왔다. 그해 4월엔 부산진구 초읍동에 위치한 주택을 개조한 그랜마하우스를 비영리 단체로 등록해 활동 근거지로 삼았다. 시립국악관현악단 단원들도 하나둘 합류했다. 동참자는 50여 명으로 늘었다.

부산 부산진구 초읍동에 위치한 비영리 단체인 그랜마하우스에서 열린 '다락방 음악회' 모습. 전혜정 대표가 거문고를 연주하고 있다. 그랜마하우스 제공 부산 부산진구 초읍동에 위치한 비영리 단체인 그랜마하우스에서 열린 '다락방 음악회' 모습. 전혜정 대표가 거문고를 연주하고 있다. 그랜마하우스 제공

“어머니가 소천하시고 4남매가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6년간 유품을 그대로 둘 정도였으니까요. 7년 차가 되면서 이제는 집을 비워야겠다고 형제들이 합의했습니다. 한데, 어머니가 살아생전에 쓰셨던 자개농은 결국 버리지 못했고, 그렇게 ‘할머니 집’, 그랜마하우스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사회적 약자들을 음악으로 위로하고, 따뜻하게 격려하고 싶었습니다.” 전 대표의 말이다.

부산 부산진구 초읍동에 위치한 비영리 단체인 그랜마하우스에서 열린 '다락방 음악회' 모습. 그랜마하우스 제공 부산 부산진구 초읍동에 위치한 비영리 단체인 그랜마하우스에서 열린 '다락방 음악회' 모습. 그랜마하우스 제공
'다락방 음악회' 모습. 그랜마하우스 제공 '다락방 음악회' 모습. 그랜마하우스 제공
'다락방 음악회' 모습. 그랜마하우스 제공 '다락방 음악회' 모습. 그랜마하우스 제공

그동안 그랜마하우스에서 개최한 ‘다락방 음악회’는 17회에 달한다. 아무 데도 알리지 않았다. 국악, 클래식 등 다양한 뮤지션이 있어서 여러 장르가 뭉쳐서 음악회를 열 수 있었다. 대여섯 명의 아티스트에, 관객은 10~12명의 ‘VIP’만 모셨다. “최고로 대접받는 게 어떤 건지 경험해 주고 싶었습니다.”

그 사이 협약기관도 12개가 되었다. 다비다모자원, 사랑샘, 은애모자원, 부산시청소년자립지원관, 부산시성매매피해아동청소년지원센터…. “다락방 음악회가 열일곱 번이 되면서 ‘100인 음악회’를 기획하게 됐습니다. 그러려면 공간이 필요한데, 우여곡절 끝에 ‘날마다교회’와 연결돼 글로컬 비전센터에서 음악극 공연을 올리게 된 겁니다. 처음엔 캠페인 개념으로 아티스트들이 뭉쳤다면, 이제는 더 많은 사람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교회의 사회 참여도 당연하고요.”

음악극 ‘멈춰진 시간’ 제작진 모습. 왼쪽에서 세 번째가 그랜마하우스 전혜정 대표. 그랜마하우스 제공 음악극 ‘멈춰진 시간’ 제작진 모습. 왼쪽에서 세 번째가 그랜마하우스 전혜정 대표. 그랜마하우스 제공

한편 이번 음악극의 주연급 5명은 전문 배우가 맡았고, 조연급 배우는 전 대표의 선의에 동참한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동료들이 나섰다. 강민정(해금), 김지현(가야금), 정주아(피리), 조은경(소금)은 상임단원 혹은 부수석, 강메라(신시사이저)는 비상임 단원을 역임했다. 배우 외에도 대본(김지은·그랜마하우스 공동 예술감독), 작곡(차민영·그랜마하우스 공동 예술감독), 연출(송다솔·시립국악관현악단 거문고 단원), 보컬(김환영 외 4명), 기타(진석곤), 베이스(박재훈), 퍼커션(김은호·김선훈), 건반(차민영·김주현), 바이올린(김나연), 생황(강영현·시립국악관현악단 피리 단원), 춤(오혜민), 랩&영상(조주영) 등으로 힘을 보탰다. ‘선한 이웃’이 선한 바람을 만들고 있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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