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카드 우선협상 ‘마이비’… 꼼수 수수료율로 선정 의혹
평가 때 1.5%로 대폭 낮춰 제안
데이터 수수료 추가 뒤늦게 확인
둘 합치면 경쟁사보다 높아 의혹
위원 “몰랐다”… 시 “평가 때 포함”
향후 10년간 부산시 교통카드 결제시스템 운영을 맡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사업자가 기존에 지급받아 온 수수료 이외에 ‘데이터처리 수수료’를 추가하는 방안을 놓고 부산시와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과 공정성 시비가 일고 있다.
23일 부산시와 교통업계에 따르면 시 교통카드 시스템 운영 사업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주)마이비 컨소시엄은 최근 열린 사업자 선정을 위한 평가위원회에서 선불·후불 교통카드 수수료율을 1.5%로 제안했다. 30년 가까이 시 교통카드 시스템을 운영해 온 마이비가 기존에 받아온 수수료율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마이비는 기존에 선불 교통카드는 버스·도시철도 2.1%, 후불카드는 버스 2.0%, 도시철도 1.8%를 받아 왔다.
이 제안대로라면 시가 이번에 새로 교통카드 시스템을 운영할 사업자 공모에 나서면서 기존 수수료율을 낮춘 효과를 본 셈이다. 실제 부산시도 새 사업자 선정을 위해 내놓은 사업 제안 요청서에도 ‘교통카드 요금에서 사업자가 가져가는 수수료율을 지금과 같거나 혹은 낮게 설정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특히 지난 10일 열린 교통카드 시스템 사업자 선정을 위한 제안서 평가위원회에서 마이비 측이 제시한 수수료율은 경쟁사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이런 낮은 수수료율이 마이비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초 경쟁에 참여했던 티머니 컨소시엄은 선불카드 1.8%, 후불카드 버스 1.85%, 도시철도 1.75% 수준의 수수료를 제시했다.
문제는 마이비가 교통카드 수수료와 별개 항목인 ‘데이터처리 수수료’를 1.5% 추가로 받으려 한다는 점이다. 부산시 등에 따르면 데이터처리 수수료는 기존에는 수수료를 받지 않았던 환승 할인이나 어린이 무료 승차에 대해 별도로 수수료를 받겠다는 취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시가 부담할 수수료는 마이비가 제시한 수수료율 1.5%보다는 훨씬 높아질 수밖에 없다. 교통업계에서는 “(마이비 측이) 사업 제안 당시엔 기존보다 수수료율을 낮춰 제시해 시가 사업자에게 줘야 할 수수료가 줄어드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아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평가 과정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새 사업자 선정 평가위원회에는 평가위원 8명이 참여했는데 일부 평가위원은 이런 내용을 전해듣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가위원들이 정확한 수수료를 공지받지 못했다면 평가 자체의 공정성이 흔들릴 수도 있는 문제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마이비 사업 제안서에 데이터처리 수수료로 1.5%가 기재되어 있고 평가위원이 인지했는지 여부는 평가위원에게 물어봐야 한다”면서 “현재 데이터처리 수수료를 포함해 전반적인 수수료를 두고 협상하고 있는 단계라 더 자세히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본보 취재진이 마이비 측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시는 조만간 교통카드 시스템 사업자를 확정하고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새 사업자는 오는 8월 7일부터 10년간 부산시 교통카드 시스템을 운영하게 된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