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표 부산은행-비대면 케이뱅크 ‘맞손’
22일 전략적 마케팅 MOU 체결
하반기 공동 대출 상품 출시키로
지역은행, 대출 고객 저변 넓히고
인터넷은행은 관리 노하우 받아
경쟁 아닌 협력으로 ‘윈윈’ 전략
지역 은행과 인터넷 은행의 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BNK부산은행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인터넷 은행 케이뱅크와 공동 대출 상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지역 은행 입장에서는 전국을 무대로 디지털 고객을 확보하고 인터넷 은행 입장에서는 부산은행의 대출 관리 노하우를 이식하는 ‘윈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3일 부산은행에 따르면 지난 22일 부산은행과 케이뱅크는 부산 남구 문현동 부산은행 본점에서 ‘혁신 금융 창출을 위한 전략적 마케팅 제휴’ 업무 협약식을 체결했다. 협악식에는 두 은행 방성빈 은행장과 최우형 은행장이 참석했다.
협약의 핵심은 공동 대출 상품 출시다. 두 은행은 올 하반기 중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고객을 위한 기업대출을 포함해 신생 대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부산은행은 케이뱅크의 디지털 모객력으로 지역에서 전국으로 고객 범위를 넓히는 효과를 기대한다. 케이뱅크는 부산은행의 축적된 대출 관리 노하우를 활용해 중금리 대출 고객들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지역 은행과 인터넷 은행의 ‘손잡기’는 지역 은행과 인터넷 은행의 새로운 생존 전략으로 각광받고 있다. 지역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 실적이 ‘제자리걸음’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판매 활로를 뚫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부산은행의 지난해 3분기 원화대출 잔액은 59조 원대인데 2023년 4분기에 58조 8000억 원으로 정체 상태에 있다.
인터넷 은행도 대출 비율이 늘어야 생존할 수 있는 구조인 만큼 협업을 통해 대출 증가를 노린다. 인터넷 은행 3사(카카오·케이·토스뱅크)의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의 비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59.6~79.8% 수준이다. 대형 은행과 지방 은행이 90%를 넘는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낮다.
고객 입장에서도 협업 상품으로 저금리의 대출 상품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가장 먼저 출시된 광주은행과 토스의 공동 대출 상품을 통해 기존 대출 평가 모형 하에선 대출이 어려웠던 1500명의 고객이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고객 모집 비용 등을 아낀 덕에 대출 금리는 4.6%대로 기존 대출 보다 0.7%가량 금리가 낮았다. 출시 두 달 만에 1500억 원가량이 판매되기도 했다.
경남은행은 토스(비바리퍼블리카)와 협업해 사회 초년생 대상 공동 대출 상품을 출시를 준비 중이다. 대출 재원은 경남은행이 지원하고 토스의 자체 신용평가 모형을 통해 고객의 신용을 심사하는 방식이다. iM뱅크는 카카오뱅크가 올해 출시할 예정인 주택담보대출 비교 서비스에 자사 주담대 상품을 탑재한다.
방성빈 부산은행장은 “인터넷 전문 은행과 지방 은행의 전략적 협력을 바탕으로 신규 비즈니스 모델 발굴과 공동 마케팅을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