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이재명 “겸허히 받아들여” 했지만…
민주당 여론조사 검증특위서 신뢰성 문제 집중 성토
이재명 대표는 “지지율은 국민 뜻, 겸허히 수용” 주장
더불어민주당이 23일 여론조사 관련 토론회를 열고 “동원된 여론이 공론으로 포장된 시대”라고 주장했다. 여론조사 신뢰성에 문제가 있으니 제도개선 등을 통해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 지지율 여론조사에 대해 “겸허하게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이 여론조사 공정성을 비판하고 이 대표는 ‘겸허한 수용’을 강조하는 ‘역할 분담’으로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민주당의 여론조사 검증 및 제도개선 특별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고 여론조사 신뢰성 문제와 관련해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보수 성향의 응답자가 과표집이 돼 정확한 여론조사가 어렵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민주당 이연희 의원은 “지금은 특정 종교단체나 유튜버에 의해서 여론의 동원이 가능한 시대”라며 “동원된 여론이 공론으로 포장된 시대”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여론 기획과 조작, 교란 수법은 더욱 교묘해지는 법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론조사의 정확성을 높이고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한주 민주연구원장도 “최근 들어서 여론조사와 관련해서 예상치 않았던, 혹은 예상했더라도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상황이 목도되고 있다”며 “모집단을 잘 찾아내는 게 아니라 여론조사를 통해서 오히려 모집단을 흔들어대는 이런 상황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여론조사 공정성에 대해 비판 목소리를 높였지만 이 대표는 전혀 다른 주장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지율은 국민들의 뜻이니까 겸허하게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여론조사 기관의 조작 여부를 검증하겠다는 당의 행보에 대해 “지나친 (조작)행위가 있는지 알아보려는 것”이라면서 “주된 목적은 우리에게 부족함 있는지 알아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당과 이 대표의 메시지가 엇갈린 데 대해선 ‘역할 분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이 강경 메시지를 내고 이 대표는 온건한 태도를 보이면서 정치적 부담을 당이 떠안는다는 분석이다.
당과 이 대표의 역할 분담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1심 유죄 판결 당시에도 드러났다. 지난해 11월 선거법 1심 유죄 판결이 나오자 당에서는 “사법살인” “정치판결” “서울 법대 나온 판사 맞나” 등 ‘법원 때리기’에 나섰다. 그러나 이 대표는 금융투자소득세 과세 유예 등 경제현안을 강조하며 사법리스크와 거리두기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는 23일 기자회견에서도 자신의 선거법 2심 판결과 관련된 위헌법률심판 제정 신청에 대해 변호인 의견을 따르겠다며 자신이 결정하는 사안이 아니라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민주당은 공지를 통해 이 대표 변호인이 아직 위헌법률심판 제정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밝히는 등 이 대표 2심 재판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