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 민간투자 방식이 더 경제적”
KDI 주관 민투 적격성 조사 통과
5955억 들여 시민 휴식공간으로
시 “하수도요금 인상 억제 노력”
민간 자본 등 5955억 원을 투입해 도심 내 노후화된 하수처리 시설을 지하화하고 상부 공간을 시민 휴식공간으로 조성하는 수영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이 민간투자사업 적격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속도를 내게 됐다. 부산시는 민투 사업 추진으로 시민들의 하수도요금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부산일보 지난해 10월 18일자 1면 등 보도)와 관련, 민간 사업자와의 수익률 조정 등을 통해 요금 인상이 없도록 하겠다고 못 박았다.
부산시는 수영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주관한 민간투자사업 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고 23일 밝혔다. KDI는 이번 사업에 대한 비용-가치 분석 결과, 민자사업 적격성(VfM)을 1.45로 평가했다. VfM 비율이 0 이상이면 민간투자 방식이 정부나 지자체가 예산을 투입해 진행하는 재정사업보다 경제적이라는 의미다.
KDI는 또 공사 기간 단축, 수익률 및 사용료 추가 조정 등 시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유리한 조건을 갖도록 다양한 대안을 제시했다.
앞서 시는 지난 3월 KDI에 민투사업 적격성 조사를 의뢰한 데 이어 지난 7월 기획재정부 제3차 민간투자심의위원회에서 적격성 조사 간소화 심의를 통과하는 등 사업 추진의 토대를 닦았다.
민자 적격성이 통과됨에 따라 시는 내년 상반기 민간투자사업 추진에 대한 시의회 동의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후속 절차를 거쳐 2026년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당초 2034년 5월 완공 목표로 했으나, 공기 단축으로 준공이 앞당겨질 여지가 있다.
수영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은 1988년 설치된 노후 하수처리시설 등을 지하화해 도심 내 악취 발생을 차단하고 상부 공간에 어린이 야외복합문화공간, 잔디광장, 파크골프장, 전망 카페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국비 136억 원과 민자 5819억 원 등 5955억 원이 투입된다. 민간 사업자가 30년간 운영하면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시가 재정으로 일부 분담하고, 수입이 비용을 넘어설 경우 초과수익은 사업자와 공유하는 손익 공유형 민간투자사업(BTO-a)으로 추진된다.
시는 노후시설을 개선하는 현대화사업이 완료될 경우 수영하수처리장의 연간 운영비가 317억 원에서 290억 원으로 27억 원가량 절감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사업자의 투자수익률 역시 향후 사업자와의 협상을 통해 3%선 이하로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유료도로, 항만 등 건설에 적용되는 BTO(수익형 민자사업) 방식의 경우 민간사업자 수익률이 7~8%에 이른다.
시는 이를 통해 현대화사업에 따른 직접적인 하수도요금 인상을 억제해 시민 부담을 최소화하는 한편, 부산환경공단 노조와 협의를 통해 기존 인력 고용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박형준 시장은 “현대화사업을 통해 새롭게 태어날 수영하수처리장이 단순한 하수처리시설을 넘어 대도시 도심지에 위치한 대구모 시민 문화 향유 공간으로 거듭나는 대표 모델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